작품설명

극단 대학로극장이 선택한 색다른 연극

그 동안 보이는 현상이 아닌 현상 이면의 본질에 천착, 진실을 드러내고자 다양한 연극적 시도를 도모했던 본 극단은 현상과 실체, 사실과 진실의 엄청난 차이를 인식, 현상보다는 실체를, 사실보다는 진실을 파헤쳐 인간이 존재하는 이 사회 속의 다양한 아젠다의 본질을 직시하고 그것을 관객과 공유하고자 하였다.
이번 작품 [색다른 이야기 읽기 취미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기존의 연극들과는 차원이 다른 독특한 구조의 작품으로써 “동화적 상상력”이라는 순수한 발상을 통해 인간존재의 구원이라는 거대담론을 이야기 하고 있다. 이는 동화라는 비현실을 통해 우리 사회의 불편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풍자하는 것으로써 우리 사회의 본질적 병폐에 대한 문제적 질문 다름 아닐 것이다.
따라서 본 극단은 이번 작품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의 고질적 폐단을 진단하고 그것을 넘어 좀 더 진보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에 대해 고민해보고자 한다.

색다른 이야기 쓰기 취미를 가진 극작가 최치언

각기 다른 구조가 무대 위에서 중첩되는 낯설은 형식을 통해 관객을 사유의 세계로 이끄는 독특한 희곡을 발표해 왔던 극작가 최치언은 “구조주의 극작법”이라는 새로운 극작술을 탄생시키며 그 동안 일관되게 현실과 비현실, 실재와 부재, 의식과 무의식 등의 혼재를 통한 강렬한 메시지 전달을 추구해 왔다.
이번 작품 역시 구조주의 글쓰기의 연장선에 있는 작품으로써 인물이 처한 현실과 인물이 꿈꾸는 비현실, 인물이 의식하는 현상과 무의식의 몽환이 양립하며 관객들을 무한 상상으로 끌어 들인다.
특히 작가의 이러한 낯설고 불친절한 극작술은 얼핏 관객을 미로 속으로 빠트리는 듯 보이나 극의 말미에 나타나는 극 구조의 합일을 통해 마치 마지막 퍼즐을 맞추었을 때 완성된 그림을 발견하듯 작품의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의 본질을 인식하게 하여 깊은 울림의 감동을 전달한다.
현란한 펜 놀림을 통해 “구조주의 극작법” 형식의 방점을 찍은 작가의 이번 작품이 관객들에게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가길 기대해 본다.

기성과 신예의 조화, 명품 연기 하모니

연극은 배우예술이다. 아무런 여과장치 없이 관객의 코 앞에서 연기해야 하는 배우는, 그래서 여타 모든 연극적 요소들을 앞지른다. 좋은 배우가 좋은 연극을 담보하지는 않으나 좋은 배우 없이는 절대 좋은 연극이 탄생할 수 없다. 배우는 연극의 본질이요, 핵심이다.
본 공연에는 그 동안 뛰어난 열연으로 관객과 평단의 사랑을 받으며 배우로써의 입지를 확고히 다진 명품 배우들이 출연, 관객들에게 연기의 깊은 맛을 전해줄 계획이다. 섬세한 사실주의와 몽환적 표현주의를 넘나드는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으로 연극계 최고의 젊은 여배우 중 한 명으로 인정받는 이지하, 개성 있는 연기와 명확한 캐릭터 창출로 능력을 인정받은 손진환, 중후함과 익살스러움이 공존하는 매력의 소유자 강진휘, 어떤 역할이든 관객을 유쾌함으로 이끄는 미덕의 소유자 전현숙 등 실력 있는 중견배우들과, 흙 속의 진주처럼 감추어져 있으나 보석 같은 매력을 지닌 정우준, 풍부한 작품경험을 통해 완숙한 연기를 보여주는 김주헌, 열정과 패기를 무기로 관객을 사로잡는 이준혁 등의 무서운 신예배우들이 펼치는 연기 하모니는 관객들에게 또 다른 볼거리를 넘어 연극의 참 매력을 느끼게 해줄 것이다.

줄거리

서울시내 한복판, 재개발 산동네에 낡은 성탑처럼 자리 잡은 옥탑 방에 춘복이라는 뇌성마비환자가 혼자 삽니다. 그러나 춘복은 뇌성마비환자가 아닙니다. 그렇게 보일 뿐입니다. 춘복 자신은 자신이 나쁜 마녀의 마법에 걸려 흉측하게 사지가 뒤틀리고 얼굴이 일그러져 버렸다고 생각합니다. 춘복은 자신한테 걸린 마법을 풀기 위해 자신이 등장하는 동화를 씁니다. 그런 어느 날 신부전증으로 죽어가는 자신의 아들을 살리기 위해 애자가 춘복을 찾아옵니다. 춘복은 성당에서 만난
뇌성마비환자 영희에게 애를 배게 했다는 누명을 쓰고 영희의 오빠 달수에게 협박을 받고 자신의 신장을 떼어 팔기로 한 것입니다. 그렇게 춘복을 찾아온 애자는 춘복과 함께 수술 전까지 춘복의 옥탑 방에서 같이 동거하게 됩니다. 그리고 춘복은 수술 전까지 자신의 동화를 완성하기 위해 글을 씁니다.
...애자는 춘복의 동화를 읽고...어느덧 옥탑 방에선 현실과 동화가 뒤죽박죽이 되어버립니다...그렇게 춘복과 애자는 동화를 통해 자신들의 현실에 덧씌어진 마법을 풀고 구원을 얻고자 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