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기획의도
버려지는 아이들, 게임중독, 폭력, 살인, 자살 등의 현대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은 점점 잔인하고 끔찍하게 진화해 가고 있다. 문제들을 마주할 때마다 우리는 남 탓을 먼저 하지만, 사실 문제의 씨앗은 ‘우리’ 안에 있다.
씨앗을 터트리느냐, 마느냐 하는 것은 ‘우리’가 선택하기 나름일 것이다. 그 선택을 함에 있어서 ‘우리’에게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단연, 가정이다. 또 가정 에서 가장 큰 영향력은 부모에게 있다. 우리는 부모로부터 영향을 받고 자녀에게 물려준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맡은 ‘정화’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사회적 문제들이 빠른 속도로 커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정화’의 역할을 해야 할 것이며, 어떤 고민과 이야기들을 해야 하는가? 우리는 고전 속에서 우리의 이야기를 담을 그릇을 찾아보았다.
아홉 명(판본에 따라 명 수가 다른) 이상의 자식을 둔 <흥부가>가 눈에 들어왔다. 흥부네 아홉 자식들과 흥부 부부를 데려와 이야기를 풀어보기로 했다.
옛날에는 악의 상징이었던 놀부, 하지만 자본주의 시대를 맞이하며 다양하게 재해석되고 있는 놀부가 이야기 속에서는 어떤 역할로 해석되고 풀어져야할 지가 고민이었다. 고민 끝에, 놀부와 흥부가 한 사람은 아니었을까 하는 의구심에 다다랐다. 놀부와 흥부를 한 사람으로 두고 생각하니 흥부가 탔던 박 속의 보물들이 여럿의 자식으로 보였다. 그렇다면? 자식 여럿에 괴팍하고 또 가난한 남편을 두고 살았을 마누라의 존재가 다시금 생각되었다. 그리고 점점 그 ‘마누라’의 존재가 우리네들의 ‘엄마’로 다가왔다.
<장태봉>의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줄거리

아홉 남매의 ‘어머니’로, 자린고비 놀부의 ‘마누라 여편네’로, 자신의 이름 석 자 쓸 일 없이 평생을 살아온 “장태봉”.
어느 날, 연락 없던 큰 아들이 엄청난 죄목과 함께 관아에 갇혀서는 살려 달라 애원한다. 큰 아들이 곤장 맞기 전에 보석금을 마련해 오겠노라 장태봉, 이름 석 자 걸어 약속하고 나왔지만, 눈 앞은 막막할 따름이다. 결국 남편 놀부의 금고 돈을 몰래 빼내기로 마음 먹은 장태봉!! 헌제 어찌 된 일인지 금고에 들어서는 장태봉은 때마다 둘째 딸, 셋째, 넷째 아들을 만나 자식들의 문제와 마주하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