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연출 의도
연기
- 우리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으로 관객에게 인식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일체의 양식적 과장이나 장식을 배제하고 일상에서의 자연스러움을 배우들은 표현해야 한다. 감정적으로 가장 격정적인 순간까지도.

무대
- 도서대여점 '책 사랑' 내부와 그 외부로 구성된다. 지식인 민효석과 한소영의 삶의 공간이면서 동시에 그들의 정신 활동의 장소인 '책 사랑'의 내부는 수많은 책들로 둘러싸여 있어서 온갖 자본주의적 욕망이 들끓는 외부와 철저하게 고립된 느낌을 준다. 이것은 이중의 의미를 갖는데, 역동적인 공간(혹은 보통의 삶을 살아가는 타인들과의 투쟁과 협력의 공간)인 외부 세계와의 소통을 거부하는 이들만의 '은신처'라는 부정적 의미와 타락한 자본주의적 욕망이 들끓는 외부 공간에 둘러싸여 있지만 그들만의 정신의 명징성을 지켜낼 수 있는 '마지막 보루'라는 긍정적 의미 가 그것이다.

조명
- 밤, 낮, 비 오는 날, 계절, 시간 등 일상의 모습을 보여주는 조명을 기본으로 한다. 하지만 때로는 각 인물들의 정서(혹은 관념)의 변화에 따라 이들의 심리를 집요하게 따라가는 조명이 있어야 하며, 특히 '책'이라는 오브제가 갖는 특성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또한, 도서대여점 내부와 외부가 극명하게 다른 세 계임을 드러내야 한다.

의상
- 계절과 시간, 공간에 따른 가장 일상적인 의상. 하여 극 속의 인물들이 우리 사회 어디에서나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우리들의 이웃이거나 관객 자신일 수 있다는 감정이입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이들의 계급과 지식인(혹은 예술가)으로서의 미 적 취향도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음악
- 다른 악기를 배제하고 기타 연주를 기본으로 한다. 이것은 우리 주변에서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악기이면서 동시에 민효석과 한소영의 계급과 세대를 보여주는 동시에 인물들의 변태 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분장
- 의상과 마찬가지로 우리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인물들로 보여 질 수 있도록 최대한 자연스럽게 표현한다.

줄거리

도서대여점 ‘책사랑’을 운영하는 시인 민효석은 술값, 담뱃값이라도 벌어볼 요량으로 동네정육점 사장 오동탁에게 매주 정기적으로 시를 가르친다. 그러나 도서대여점은 심각한 운영난에 빠져 월세가 밀린 지 이미 오래다. 효석의 아내 한소영은 동탁에게 효석의 일자리를 부탁하나 평생 시인으로만 살아온 효석에게 육체노동은 참을 수 없는 고역이다. 삶의 궁핍에 찌들어 시마저도 써내지 못하는 효석을 바라보며 소영 또한 점점 지쳐간다. 그러던 어느 날 ‘책사랑’으로 걸려온 전화 한 통으로 세 사람은 큰 변화를 겪는데…

캐릭터

한소영 | 남편 민효석이 좋은 시를 쓰게 하기 위하여 가정 경제를 책임지는 등 모든 노력을 다하지만 동시에 좋은 시는 관념이 아닌 건강한 생활 속에서 나온다는 것 도 알고 있다. 오동탁의 등단 후 갈등을 겪지만 결국 자신만의 시를 써 나간다.

민효석 | 좋은 시를 쓰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지만 잘 써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다. 궁핍하지만 시인으로서의 자존심을 지키고자 하나 오동탁의 등단 후 큰 충격을 받는다. 경제적인 문제에는 별 관심이 없어 아내의 수입에 의존한다.

오동탁 | 낮은 학력에 깊은 열등감을 느끼고 있고 평소에는 거의 책을 읽지 않는 사람 이었으나 민효석 부부의 영향으로 시를 쓰게 된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누구보다도 자신감을 갖고 있으며 장사 수완이 좋아 사업도 성공했다. 자신을 이끌어 준 효석 부부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경제적으로 도우려 하나 자신의 모습이 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