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남자 없는 여자들을 위한 송년 콘서트

1. 남자는 못 가나요?
포스터를 보고 누군가 묻더군요 . ‘남자는 못 가나요?’ 글쎄요. ‘꽃이 있는 곳에 나비가 있지 않나요?’ 누군가 묻더군요. ‘컨셉이 분명치 않은데... 뭐죠?’ 그래서 ‘한국 언더 그라운드 음악의 가장 살아있는 아티스트들의 남자 없는 여자들을 위한 송년 콘서트.’라고 답했습니다.

2. 한국 3대 저항 가수
네 남자가 모였습니다.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 양단 몇마름‘의 양병집 선배를 처음 만난 것은 1974년 겨울 명동 음악감상실 ‘르 시랑스’에서 버려진 꽁초를 주워 라이터 불 땡기던 모습이었습니다. 최근엔 피 같은 돈을 지갑에서 꺼내 제게 김밥도 사주고, 오징어 덮밥도 잘 사주는 감사한 분입니다.

3. 고독한 들국화
‘세계로 가는 기차’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의 조덕환을 처음 만난 것은 1976년 겨울, 명동 가토릭 여학생관 ‘참새를 태운 잠수함’ 주말공연에서였습니다. 아직 전설의 밴드 ‘들국화’에 몸담기 전입니다. 트리오 밴드 ‘America’의 포크 록 ‘I need you'를 잘하던 ’가야 트리오‘의 한사람이었습니다. 지금은 망원동의 작은 연습실에서 매일 아침부터 연습하고 작곡하는 고독한 들국화입니다.

4. 산악인 가수
‘난 바람 넌 눈물’ ‘그대 얼굴이 보고 싶어서’의 신현대를 처음 만난 것은 역시 1976년 겨울 무교동 코러스에서였습니다. 'I can't stop loving you'를 하도 잘 불러서 그날 밤 청진동 해장국집에서 소주 마셨습니다. 통금 사이렌이 울려 근처 여관에서 오리털 파커를 맡기고 잘 수 있었습니다. 오래 전 세계 6위봉 초오유도 등정 성공, 에베레스트도 8,600미터 고지까지 올랐던 산악인 가수입니다.

5. 별이 빛나는 밤에 작가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의 작가, ‘참새를 태운 잠수함’의 시작 구자형을 구자형이 처음 만난 것은 2006년 6월 말 시애틀의 저녁노을 속에서였습니다. 구자형은 이튿날 귀국하기 전 횡단보도 건너편 ‘집시 여인’에게 갖고 있던 동전을 모두 모아 그녀에게 주었습니다. 그 순간 ‘집시 여인’은 받는 자의 겸연쩍음이 아니라 환한 미소로 구자형의 잘난 척을 몽땅 날려 버렸습니다. ‘너 왜 그렇게 힘들게 사니?’ 그녀의 미소가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비로소 작은 우월감, 끝없는 성공을 위해 달리고 달려야했던 노예 인생에서 구자형은 벗어 날 수 있었습니다. 올 가을 구자형은 따끈따끈한 4집 앨범 ‘음악이 돌아 다닌다’를 발표했습니다.

6. 가장 빛나는 서울의 겨울밤
이제 이 네 사람이 12월 5, 19, 31일(금)은 양병집, 구자형, 신현대가 12월 12, 24일(수)은 조덕환, 구자형, 신현대가 콘서트합니다. 당신의 추억 속 어떤 사랑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픈 이 다섯 개의 밤은 이번 겨울 ‘가장 빛나는 서울의 겨울밤’으로 기억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