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연극 ‘반쪽 날개로 날아온 새’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전면적으로 다룬 거의 최초의 한국연극이다. 그 의미는 이 연극이 일본군 위안부의 실태를 나열하여 그를 고발하는 목적극이나 사례 극형태의 선언문이 라니라, 해방이 되면서 귀향을 앞둔 세 소녀들의 서로 다른 선택에 이르게 되는 심리의 변화과정을 치밀하게 담아내며 군위안부라는 거대한 조직적 폭력 아래 희생당한 개인의 문제를 예술적으로 승화시켜 더욱 보편적인 공감대와 감동을 이끌어 내었다는 측면에서이다. 또한 간결하고도 이해하기 쉬운 갈등 구조와 쉽고도 정제된 표현으로 현존해 계신 56명의 정신대 할머니들조차 쉽게 이해하고 함꼐 눈물 흘렸던 화자의 작품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수많은 사례를 직접 발로 뛰면서 녹여 내였기 때문에 그 사실의 무게에 있어서도, 역사의식에 있어서도, 또 예술적성취도에 있어서도 모자람이 없다. 군위안부라는 지옥에 떨어진 세 인간이 다시금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기 위해서 어떤 고통과 슬픔을 겪게 되는지, 그래서 위안부 문제의 본질이 과연 무엇인지를 절실히 깨 깨닫게 해주는 이작품은, 공놀이로 대리만족이나 꿈꾸는 축구 한일전보다도 먼저 전국민이 반드시 보아야 할 작품이며, 115만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해원의 장이며, 과거를 극복하기 위한 바른 민족 역사 사 교육의 토대라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줄거리

1945년 8월 20일경, 중국 간도의 어느 위안소, 일본군 ‘위안부’생활을 했던 세 소녀 봉기, 금주, 순이는 다음 날 아침 자신들을 고향에 데려다줄 차를 기다리며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해방을 맞아 과거를 지우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한 그녀들의 노력은 필사적이다. 하지만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만큼 그녀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진다. 순이는 자신의 몸에 남아 있는 상처의 흔적들을 지우고, 금주는 생전 가본적도 없는 군수공장에서 일핻다며 끊임없이 되뇐다. 봉기는 일본군 대신 중국군을 상대하며 돈을 모은다. 어느새 날이 밝고 트럭이 도착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