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본 공연은 단막극 연작 발표를 통해서 창작극을 활성화하려는 극단 사니너머의 취지에 따라 선정된 사업이다.

질주하는 시대에 점점 각박해져가는 가족들의 이야기가 있다.
작은 극장에서 이 가족들에 대해, 계속 파괴되어가는 우리의 '낡은 공간'에 대해 귀를 기울여보는 것은 어떨까.
개인주의와 이기주의가 팽배한 시대에서 가족 구성원들 사이의 유대와 책임은 단순한 아날로그 감성이 아닐 것이다.
그것은 개인과 개인의 관계, 개인과 사회구조의 관계를 상기하는 일임과 동시에 구성원으로서의 책임을 갖고
그 극복지점을 고민해봐야 할 일인 것이다.

우리는 <자매>와 <햇살약국> 이 두 단막극을 통해 가족과 마을의 이야기를 해봄으로써
쓸쓸함과 냉담함에 무력해지는 시대에 맹렬한 활시위를 겨누려한다.

줄거리

<자매>
겹겹이 쌓여있는 자의적 오해들.
어느 자매의 이야기다. 거침없고 언니를 공격하는 동생 수남, 의아할 정도로 동생이 퍼붓는 공격에 담담한 언니 수희.
둘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성매매를 하여 가족을 부양한 여동생과 이를 묵묵부답 방관했던 언니의 과거
그리고 지금 이 둘의 대화는 숱한 “오해”의 점들이다.

<햇살약국>
사라지는 것들, 앞으로도 계속 사라질 것들에 대해.
철거가 예정된, 허름한 창부촌이 있다. 빌딩숲 사이에서 위태롭게 버티어온 곰팡이 같은 동네.
그곳에 마지막까지 불이 켜져 있던 햇살약국. 아픈 곳을 달래는 약들보다
박제된 동물들이 전시되어 있던 이 기이한 공간에 머물던 사람들, 개발과 보존이라는 비정한 논리 속에
삶을 내놓은 그들의 말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