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2015년, 왜 또 심청이가 뛰어드는가!
한국 연극계의 독보적 거장, 오태석의 시선으로 바라본 대한민국
조폭간의 칼부림 사건, 일반 시민들 조차 칼을 휘두르며 칼로 인한 살인사건이 연일 신문에 등장했던 80년대. 1986년 8월 14일 서진회관에서 회칼로 벌어진 살인사건은 우리나라의 강력사건으로 기록을 남기게 된다.
그리고 2014년 얼마 전 대대적인 언론보도로 온 나라를 들썩였던 <신안군 염전 노예사건>, 모르는 여성을 수차례 흉기로 찔러 살해한 <울산 묻지마 살인사건>.
21세기에도 여전히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라는 충격을 던져줬다.
특히 도시 한복판에서 다시금 칼로 인한 범죄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충격을 벗어날 수 없다.
전 세계에서 유례없는 고속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루어냈다는 국가적 자부심에 취해있는 사이 우리 사회 소외 계층의 사각지대에는 버젓이 인권유린의 만행이 계속되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 사회의식 전반에 깔려있는 도덕적 불감증. 곤궁에 처한 남을 외면하며 '나만 아니면 된다’는 개인주의 혹은 이기주의에 대하여 관객들과 함께 생각해보려고 한다.
이 작품이 쓰이고 수십년이 흐른 지금 더 좋아지지 않는 사회현상을 보면서 안타까워 발을 구르는 매일. 오태석은 말한다. “이 이야기는 89년에 쓸 적에 일회성으로 끝나기를 바랐던 작품이예요. 당시에 일어나던 믿을 수 없던 일들이 앞으로는 없길 바랐던 작품이란 말이지. 2015년, 한 세대를 지난 지금까지도 아직 이 공연을 할 수 있고 관객으로 하여금 리얼리티를 가지고 여전히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이 내 가슴을 먹먹하게 해요. 거리에서 마주치는 낯선 사람한테도 눈웃음을 나눌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해요.”
청년 정세명을 통해 오태석은 강도, 폭력, 살인, 방화, 협박, 인질, 인신매매, 투신, 사기, 착취 등 우리 사회의 무뎌진 도덕성에 처절한 호소를 한다. 오태석 특유의 연극적 해학과 풍자로 버무려진 정세명의 기구한 삶을 관객은 즐겁게 동참하다 어느 새 연민과 서글픔으로 그를 동정하게 된다.
인간이 인간에게 가하는 폭력의 힘은 엄청난 파괴력으로 궁지로 몰고 간다.
결코 웃지 못 할 상황인데도 터지는 웃음, 목 뒷덜미로 싸늘하게 찬바람이 휘몰아치는 느낌! 비인간화된 가혹한 현실을 우회하여 무대 위에 드러내는 극단 목화의 <왜 두 번 심청이는 인당수에 몸을 던졌는가>는 질펀한 웃음과 함께 감동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강렬한 현실풍자, 재치 있는 언어유희!
지금, 이 시대의 대한민국이 다시 봐야 할 작품
<심청이는 왜 두 번 인당수에 몸을 던졌는가>는 1990년 초연을 시작으로 1992년 제28회 동아연극상 대상을 수상했고, 매 공연마다 평단과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온 작품이다. 2005년 미국 LA에서 열린 세계적으로 명망 높은 국제학술회의인 ‘세계비교극문학회’가 주최한 세미나에 동양권 연극 최초로 초청되어 세계 학자들에게 극찬을 받았다.
줄거리
동대문 시장에서 지갑을 날치기 당하는 용왕을 구해주려던 노점상 정세명은 강도단에게 아킬레스건이 칼로 찔린다. 이 후 화염병 제조에 가담하게 된 정세명은 화상을 입어 얼굴이 일그러진다. 손님이 던지는 공을 맞아주며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인간타겟 사업을 벌이지만 일을 거들던 종업원이 피살되면서 그도 폐업하고, 용왕의 주선으로 군산 앞바다에서 새우잡이 배를 타게 된다. 그러나 새우잡이 배는 명분일 뿐 실체는 용왕이 몸 파는 여자들 배에 싣고 낙도를 돌며 매춘사업 벌이려는 것을 알고 용왕을 처치한다. 그러나 일이 꼬여 여자들을 납치해 몸값을 흥정하는 유괴범이 자신이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