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어느 날, 선이 하나 그어졌다
2014년 LG아트센터와 첫 호흡을 맞추었던 헨릭 입센의 <사회의 기둥들>을 통해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큰 호평을 받았던 연출가 김광보(KIM Kwang-Bo, 1964년 생)
2015년 또 한편의 신작으로 LG아트센터 관객들을 만난다.

이번에 함께할 작품은 일본의 인기 드라마 <도쿄 타워>, <사이토씨> 등으로 잘 알려진 일본의 작가 쓰시다 히데오의 희곡을 원작으로 하는 <살짝 넘어갔다가 얻어맞았다>이다. 독특하고 재미있는 제목의 이번 작품은 교도소를 배경으로 8명의 남자 배우들이 출연한다.

경범죄 상습범들을 가두는 어느 교도소, 6명의 죄수와 2명의 간수들은 어느 날 장난처럼 교도소 내에 하나의 선을 긋고 국경을 나누는데, 생각지도 않게 생긴 이 선 하나로 인해 교도소 분위기는 통제 불가능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정치적, 사회적인 시스템을 운운하기 전에 사람 그 자체에 관심을 가지고 싶었다는 작가 쓰시다 히데오. 그의 말처럼, 이 작품은 보이지 않는 선 하나를 통해 변해가는 인간들의 모습을 코믹하지만 신랄하게 그려내면서 동시에 인간 관계의 현실과 정체성, 태도에 대한 성찰을 가능하게 한다.

고전부터 현대 희곡까지 시대를 뛰어넘어 그 속에 관통하는 통시성(通時性)에 주목해오고 있는 연출가 김광보는 이번 작품에서도 현재 우리들이 살고 있는 생생한 시대의 모습을 놓치지 않을 것이다. 또한 누구 하나 빼 놓을 수 없을 정도로 개성 넘치는 여덟 명의 캐릭터가 주는 팽팽한 긴장감과 에너지를 통해 그간 여러 작품에서 보여주었던 그의 섬세하고 치밀한 인물간의 심리 묘사를 보는 쾌감 역시 맛보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