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잊혀져가는 한국문학의 재발견, 한국어의 리듬성과 서정성의 아름다움
“이지러는 졌으나 보름을 갓 지난 달은 부드러운 빛을 흐뭇이 흘리고 있다. 대화까지는 칠십 리의 밤길 …… ……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난 거꾸러질 때까지 이 길 걷고 저 달 볼 테야.”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은 메밀꽃이 핀 달밤에 한 여인과 맺은 단 한 번의 사랑을 회상하며 세상을 여행하는 장돌뱅이의 애환을 시적으로 그려낸 한국어의 미적 음율을 극대화한 한국의 대표적인 문학작품이다. 단편소설이라는 장르적 성격을 그대로 받아들여 원문을 하나도 훼손하지 않고 서술문과 대사를 그대로 ‘무대언어’로 수용하였다. 한국어의 시적 서정을 최대한 살려 한국문학의 연극적 가능성을 확인시켜주며 한국어의 리듬과 정서 역시 맛볼 수 있다. 연극 무대에서 상대적으로 홀대받고 있는 한국 문학을 살려내어 연구하는 명품극단의 노력은 이번 레퍼토리 공연 신작인 “봄봄”과 그다음 프로젝트인 “관촌수필”을 통해서도 계속된다. 이러한 노력은 2008 거창국제연극제 대상,연출상 수상이라는 영광을 이룩해내었다. 책 속에서 발견하는 평면적인 감상에서 벗어나 무대 위에서 살아 숨쉬는 생생한 한국 문학 그 자체를 감상할 수 있다. 미니멀한 무대와 역동적인 배우들의 무대움직임으로 그려진 명품극단의 “메밀꽃 필 무렵”!! 한국 문학의 백미를 기대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