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이 아이 (This Child)
각 장이 스토리가 연결되어 있지 않는 총 10장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는 작품이다. 각 장은 인물들의 인생에서 위기의 순간, 긴장의 순간, 참다 참다 더 이상 못 참겠다고 터지는 순간, 강렬하고도 밀도 있는 시간이 들어있다. <이 아이>는 5살, 10살, 15살, 30살, 40살 등등 여러 나이가 들어 있는 이 아이이다. 이 아이는 다른 아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일생 동안 우리 안에, 우리 속에 있는 나이를 초월한 아이이다. 어른이면서 어른이 되지 못하는, 아이면서 아이가 되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어떤 상황이 이들을 이렇게 만들고 있는가에 대한 성찰이 들어 있다. <이 아이>는 이처럼 10장의 단편들이 각각 다른 순간, 다른 나이가 들어있는 이야기이지만 인간을 관찰하여 인간을 표본인 것처럼 제시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프랑스 노르망디 지방 칼바도스 시의 가족수당금고와 노르망디 국립극장으로부터 가족 테마로 희곡을 써달라는 주문을 받아 작가가 그 지역 주민들과 극단 배우들이 함께 모여 이 주제로 같이 나눈 대화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작품이다. 2006년 초연되었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무엇인가?
작가는 이 작품에서 부모로서 책임을 지는 일의 어려움 그리고 복합적인 가족 관계를 유지하기의 어려움을 다각도로 이야기한다. 부모의 행복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 가족 모두를 만족시키고 행복하게 만드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가족이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지만, 작가는 이상화되고 환상적인 아버지, 어머니 이미지 보다는 평범한 부모상에다 연결시키면서 개성있고 비극적인 현대적인 부모상을 만들어냈다.

줄거리

각 상황을 제시하는 10개의 에피소드로 구성
태어날 애를 자기가 어릴 때 보다도 더 행복한 아이로 키우겠다고 독백하는 8개월된 임신녀, 자기애를 이웃 중년 부부에게주는 미혼모, 이혼남 아버지와 5살난 딸, 실직한 아버지에게 폭언 구타하는 아들, 딸보다 젊고 아름다운 엄마, 어린 아들에게 집착하는 엄마, 이 세상에 아이를 태어나게하기가 두려운 엄마, 죽은 시체 앞에서 아들 확인하는 엄마, 자식 교육 문제를 두고 말다툼하는 60대 아버지와 30대 아들, 냉정한 딸 앞에서 독백하는 어머니……

멀리든 가깝게든 우리는 가족과 연결되어 있다. 부모로서 또는 누구 누구의 아들로서, 딸로서 존재하고 있다. 이 작품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오늘날 가족이란 무엇인가? 이 작품 <이 아이>에서는 각 장마다 힘든 상황이 제시되어 있다 해도 가치 판단이 들어있거나 센티멘탈리즘이 들어있지 않다. 여기 나오는 각 장의 등장인물들은 비굴하지 않고 당당하다. 잔인함, 난폭함을 보여주어도 교훈, 훈시도 없다. 출산이 두려운 임신녀, 집착과 소유욕이 강한 엄마, 우울증에 빠진 엄마, 매로 아이를 키운 폭군 같은 아버지, 버릇없는 아들, 죄의식을 갖게 된 아들 등등. 어릴 때 아버지로부터 학대당한 아들이 이제 성인이 되어 늙은 아버지의 입을 닫게 만든다. 반면에 또 다른 인물들은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 이야기, 말 못하는 이야기들로 터부를 깨고 있다. 그들은 소리를 지르고 욕지거리를 하기도 한다. 이 작품의 중요 포인트는 여기에 있다. 자신의 불안을 진정시키기 위해, 자신의 고독을 깨기 위해, 자신을 구하기 위해 말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분노와 절망을 신체언어로 표현하고 있어 극적인 긴장이 촉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