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과연, 누가 20대를 구원 할 수 있을 것인가?
대한민국의 역사 속에서 2008년은 촛불의 정치로 기억될 의미 있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이 작품은 이제 그 뜨겁던 촛불의 행렬이 시작된 지 막 100여일이 지난 이 시점에서 그날 거기에 갔던 사람들을 떠올려 보면서 시작된다. 거기에는 엄마, 아빠를 따라 손잡고 나온 꼬마들도 있었고, 교복을 입은 남녀 중고생들도 있었고, 학교를 빼먹은 대학생 커플들도 있었고, 양복에 넥타이를 맨 채 퇴근길의 스트레스를 푸는 회사원들도 있었고, 그 회사원 남편을 기다리다가 유모차를 끌고 나온 주부님들도 있었고, 딱히 할 일이 없어 보이는 청장년층의 아저씨들도 있었고, 머리가 희끗희끗하신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있었다. 이리저리 따져보자면, 명절 때나 한번 다 모일 듯한 대 가족이 한꺼번에 다 나온 셈이었다. 왜 온 가족이 거기에 나간 것일까? 이 작품은 그들 가운데 전염병처럼 번지는 청년실업과 비정규직의 공포로 절망의 ‘88만원 세대’를 체험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유례가 없는 ‘버려진’ 세대인 지금의 20대들의 절망에 주목한다. 40대와 50대의 남자가 주축이 된 한국 경제의 주도 세력이 10대를 인질로 잡고 20대를 착취하는 형국이라고 한다. 경제적 활동의 맨 밑바닥에서 생산과 유통의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20대가 그에 적합한 대우를 지금 받고 있지 못한 것은 차치하고라도 뒤늦은 세대 독립과 경험의 부족, 강요된 승자독식 게임으로 인한 획일성으로 앞으로의 미래도 암울하기 짝이 없는 20대. 지금의 20대는 30, 40대가 거쳐 간 자화상이었고, 또 그들의 자녀들인 10대가 앞으로 거쳐 가야 인생의 중요한 통과제의이다. 20대는 인생의 꽃이라고 흔히 말한다. 청춘이라는 말 앞에서 누구나 가슴이 두근거린다. 그러나 누구도 믿지 않는 20대, 누구도 밝은 전망을 선뜻 약속할 수 없는 20대, 꿈을 꾸기를 강요하는 것조차 사치스러운 20대, 이젠 정말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는 20대들에게 우리는 과연 무슨 얘기를 건넬 수 있을까? 이 작품은 대한민국의 20대를 바라보는 각 세대들의 시선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통해서 우리의 20대의 초상화를 그려본다. 그리고 우리 자신들의 속내를 들여다본다. 그리고 그 꽃다운 청춘들이 서 있는 막다른 골목에서 그들을 구원할 마지막 선택을 찾아본다. 병든 청춘들이 그늘져 있는 사회가 나아지기를 바란다는 것은 불가능한 소망이다. 누가 대한민국의 20대를 구원할 것인가? 그 몫은 바로 당신에게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