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대중목욕탕은 서로의 온기를 가장 친밀하게 주고받을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 구성원들이 공동 혹은 공중의 의미가 가지고 있는 가치보다는 개인주의적 가치를 앞세우는 현실에서 더욱 대중목욕탕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온정이 그리워집니다. 전에는 엄마랑 혹은 친구들이랑 같이 목욕탕에 가서 서로 등 밀어주고, 짓궂게 물장난 치며 놀던 정겨운 시간이 있었다지만 지금은 그런 모습 보기가 어렵다는 것은 나만이 느끼는 것일까요? 무엇보다도 목욕탕에 혼자 어쩌다 가게 되었을 때 손이 닿지 않은 등의 때를 밀어 달라고 모르는 사람에게 부탁할 바에야 대충 밀고 가려운 등을 그냥 어쩔 수 없이 참으며 돌아오게 되는 경우에는 목욕탕 안의 변해 버린 풍경이 마치 변해버린 우리 사회, 우리 모습을 보는 것 같습니다. 불과 얼마 전과 같이 모르는 사람끼리도 얘기 나누면서 등 밀어 주던 그 따뜻한 목욕 풍경을 꿈꿉니다. 등이 간지러워 그 때를 밀고 싶다면 정말로 당신이 필요합니다. 그렇듯 혼자서는 살수 없고 누군가와 더불어 살아야 한다면 서로 도와주는, 서로 등 밀어 주는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행복탕’은 대중목욕탕을 지극히 일반적인 내가 속해있는 사회라고 상정한다면 이 사회 구성에 쉽게 끼어들기 어렵다고 느껴지는 마이너리티의 이야기입니다. 쉽게 말한다면 대중목욕탕에 못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겉모습이 남들과 다르기 때문에 다른 인식의 차가운 시선이 그들에게 꽂힙니다. 이들이 받는 상처는 엄동설한의 추위보다 이렇듯 사회의 편견으로 더욱 쓰라립니다. 겉에 드러난 상처(몸) 보다 안으로 곪은 상처(마음)의 치료가 더욱 힘든 법입니다. 이 때 어찌되었건 자기 상처의 치료가 끝났다고 다른 이의 고통에 무관심하다면 함께 누려 배가 되는 더 큰 기쁨을 맛보지 못할 것입니다. 여기에 바로 목욕이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목욕은 단순히 청결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제의식의 과정과 심신(心身) 치료의 목적도 있습니다. ‘행복탕’은 여러분들이 가지고 있는 묵은 때를 시원하게 벗겨 주고 남에게 쉽게 밝힐 수 없는 마음의 상처 역시 치유하여 모두가 긍정적인 사고로 시나브로 이 사회의 편견을 없애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더불어 자신의 생각이 바뀌어 자신 있고 떳떳하게 대중목욕탕에 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행복탕’에 오세요. 때밀어드릴까요?
줄거리
때 밀어 드릴까요? 동네 꼬마 아이 : 우리 동네에는 행복탕이라는 목욕탕이 있다. 근데 이 목욕탕은 정말 이상하다. 대중탕 옆에 행복탕 말이다. 이 목욕탕은 아무나 갈 수가 없다. 대중목욕탕에 갈 수 없는 사람만 신청을 받아 들어 갈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용기를 내어 제일 먼저 신청을 했는데... 거절당했다. 내가 신청한 이유는 엄마한테 끌려 여탕에 갔는데, 거기서 우리 반 여자애를 봤기 때문이다.
정말 창피해 죽는 줄 알았다. 그래서 나 혼자 목욕하고 싶다고 했더니 못생긴 목욕탕 주인은 여탕을 언제 가보겠냐고 그런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말란다. 치, 감히 거절하다니... 지가 엄마랑 여탕에 한번 가보시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