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7월, 매 작품마다 날카롭고 심도 있는 통찰력으로 다양한 인간군상에 대한 끈질긴 관심과 애정을 보여온 극단 이와삼과 남산예술센터가 공동제작한 <햇빛샤워>가 남산예술센터 무대에 오른다.

작년 8월, 남산희곡페스티벌을 통해 낭동공연으로 소개된 이후 그 가능성을 인정받아 올해 시즌 프로그램으로 선정된 이번 작품은 <환도열차>, <미국아버지> 등 활발하게 작품활동을 선보여 왔던 장우재 연출의 신작으로, <여기가 집이다> 이후에 다시 한번 가난한 사람들의 모습을 그려보고자 한다. 근거 없는 희망과 감동으로 포장된 이야기구성이 아닌 날것 그대로의 직설적 화법으로, 한정된 공간 안에 빡빡하게 몰려있던 쥐들이 급기야 서로를 죽이는 것처럼 가난한 자가 가난한 자를 죽인다는 이야기를 풀어본다.

그리하여 무대에서 결코 가시화될 수 없는 ‘희망’이라는 것이 ‘햇빛’으로 변하여 무대 밖에서 우리 머리 위로 내려 쪼일 때 과연 희망은 어디에 있는가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줄거리

동교네 집 반지하에 세들어 살고 있는 20대 후반의 광자. 그녀는 이름을 바꾸고 싶어하지만 전과가 있어 쉽지 않다. 연탄집의 양자인 10대 후반의 청년 동교. 그는 자신이 살고 잇는 달동네에 연탄을 무료로 나눠준다. 그는 어쩌면 세상을 바꾸고 싶어 하는지도 모른다. 광자는 그런 걸로 가난과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며 동교를 무시한다. 그런 동교가 어느 날 죽어버린다. 광자는 가슴이 무너진다. 이제 이름도 바꿨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