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최후의 한 잔(One for the Road)>은 유태인으로 2차 대전을 직접 겪으며 폭력을 당한 핀터의 실제 경험에서 비롯된 자전적 작품으로 해롤드 핀터가 지은 여러 부조리극 가운데, 기존의 지배계급에게 저항하는 일종의 정치극적 성격을 띠고 있다. 핀터의 정치적 입장을 대변해줄 이 작품은 우리나라에 잘 소개되지 않는 핀터의 숨은 작품이다. 핀터의 다른 작품이 등장인물들이 느끼는 위협의 대상이 모호한 데 비해서 이 작품은 위협하는 자를 전면에 내세우며 위협의 실체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줄거리

취조실에서 한 남자가 다른 한 남자를 심문하고 있다. 정치적인 입장이 다른 두 사람의 대화는 심문하는 사람의 일방적인 질문과 일방통행으로 채워져 있다. 그러나 심문당하는 사람이 자신을 죽이라고 항의하자, 오히려 심문하는 사람은 위축되고, 나머지 가족들(아내, 아이)을 취조실로 불러내어 괴롭힌다. 그러나 나머지 가족들 또한 여전히 심문자에게 계속 저항한다. 시간이 지난 후 심문을 당한 자는 풀려나게 되고 심문하던 자는 심문 당한 자에게 마지막으로 작별을 위한 최후의 한 잔을 제안하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