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이자 스페인의 국민작가라 불리는 하신토 베나벤테(Jacinto Benavente)의 작품이 원작이다. 100여 년 전 스페인에서 초연되어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은 이 극이 조선말 개화기를 통과하는 혼란한 시기로 들어와 인천 제물포항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신분질서가 붕괴되고 위아래가 뒤집히는 어수선한 때에 홀연히 등장한 천재 사기꾼과 그의 잘생긴 동료가 쉼 없이 만들어내는 얽히고설킨 이해관계 속에서 지금, 이 시대를 사는 우리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줄거리

떠돌이 사기꾼 허상책과 천옥선이 관아에 쫓기다가 빈털터리로 한 마을에 당도한다. 마을의 부유한 모습을 보고 크게 한 몫 잡을 계략을 짜낸 상책은 반반한 외모의 옥선을 밀명을 수행하러 온 양반으로 둔갑시켜 마을 사람들을 하나둘 끌어들인다. 호텔주인과 몰락한 선비, 무인 등이 상책의 언변에 넘어가 돈과 시와 칼을 갖다 바치고, 마을엔 점차 이 ‘신비에 싸인 나리님’에 대한 소문이 퍼진다. 마을 최고의 부자 백거상의 재산을 가로채기 위해 상책은 백거상의 외동딸인 해화의 훈육을 맡고 있는 도부인을 찾아가 옥선과 해화의 중매쟁이 노릇을 해줄 것을 제안하고 거액의 사례를 약속한다. 그러나 도부인이 여는 연회에서 해화를 만난 옥선은 계획과 달리 정말로 사랑에 빠져버리고 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