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젊은 감각이 돋보이는 세련된 신파극
<보고싶습니다>는 맑고 지고지순한 여자와 주먹을 쓰지만 순정파인 남자의 사랑, 부모와 자식의 사랑, 남매간의 사랑 등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과 사랑 이야기를 간직한 작품이다. 자칫 고루해질 수 있는 사랑 이야기를 <보고싶습니다>는 특유의 솔직한 화법으로 소통하고자 하는 작품이다. 작위적으로 꾸미거나 가식적인 모습이 아닌 진솔한 사랑 이야기는 정세혁 연출 특유의 감각적인 무대와 빠른 전개, 상황의 상징적 표현들로 완성되어 공연의 감동을 배가시킨다. 한층 업그레이드되어 재탄생한 이번 공연은 이 시대 잃어버린 희망을 꿈꾸는 사랑 이야기로, 2008년 최고의 감동과 아름다운 추억을 선사하며 다시 한번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할 것이다.

줄거리

서울에서 꽤 먼 지방의 소도시, 여느 촌 동네가 그렇듯 이 곳의 사람들도 저마다의 소박함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동네 골목 어귀에 위치한 지순 상회. 앞은 못 보지만 심성 고운 지순과 동생 지성은 소박하지만 지루한 나날들의 연속이었다. 겨울치고는 햇살이 유난히 따스하던 그 해 어느 날, 서울에서 내려온 독희, 상도, 두 사내의 등장은 조용하던 동네를 서서히 들쑤신다.
몇 년 전, 고향을 떠났던 독희가 인생과 어머니와의 안정된 삶을 얻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 바로 조직의 돈을 가로채는 것이었던 것이다. 귀향한 독희는 설레는 마음으로 집으로 향하지만 어머니는 치매에 걸려 자신도 알아보지 못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조용히 숨을 거둔다.
그러던 중, 독희는 어머니가 평소 좋아하던 박카스를 사러 자주 들르게 된 지순상회에서 마주친 지순에게서 우연히 어머니를 느끼고 사랑하게 된다. 한편, 독희를 쫓아 내려온 상도의 출현 역시 동네 양아치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늘 지순의 눈을 수술시켜주고 싶어하던 지성은 건달들과 몰려다니게 되고 상도가 찾으려는 인물에 대해 관심을 갖는다.
상도와 독희가 쫓고 쫓기는 중에도 이들의 사랑은 순수하고 짙어만 간다. 시간이 지나면서 지순은 늘 상처투성이인 독희가 가진 특유의 냄새로 그를 분간할 수 있게 된다. 더불어 그것은 향기가 되어 그녀에게 다가간다. 그러던 중 우연히 가게 앞에서 독희를 마주친 지성은 기습의 기회를 노린다. 그러나 지순이 사랑하는 독희라는 사실에 망연해지고…
그 해 겨울 어느 날… 각자의 소망은 그저 한낮의 꿈처럼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고, 시간이 흘러흘러 되돌리기에는 이미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었던 그 해 역시 지났지만 지 순은 오늘도 평상에서 변함없이 독희를 기다린다.
“오빠야, 눈이 꼭 종이학 같다.”
“자꾸자꾸 내리갔고 억수로 쌓이면 좋겠네… 그라믄 그리움이 안될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