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칙 코리아, 존 맥러플린의 40년만의 만남
퓨전 재즈의 효시로 알려진 마일즈 데이비스의 앨범에는 당시 20대의 젊은 두 명의 뮤지션이 참가하고 있었다. 훗날 마일즈 데이비스의 뒤를 잇는 재즈 거장으로 성장한 두 명의 이름은 칙 코리아와 존 맥러플린! 이 둘은 얼마 후 마일즈 데이비스 밴드를 탈퇴하고 칙 코리아는 ‘리턴 투 포에버(Return To Forever)’를 존 맥러플린은 ‘마하비쉬뉴 오케스트라(Mahavishnu Orchestra)’를 결성하게 된다. 그리고 40여년이 흘렀다. 오늘날 ‘리턴 투 포에버’와 ‘마하비쉬뉴 오케스트라’는 웨인쇼터와 조 자비눌이 결성한 ‘웨더 리포드(Weather Report)’와 함께 70년대 퓨전 재즈 3대 밴드로 칭송받으며 재즈사의 전설적인 밴드로 기록되고 있다. 그 이후에도 칙 코리아는 ECM에서의 다양한 실험적인 음악은 물론 GRP에서의 일렉트릭 밴드, 어쿠스틱 밴드를 결성하였으며 마이클 브레커, 로이 헤이즌 등과의 하드밥 앨범 등 매 앨범마다 다양한 구성과 스타일로 재즈팬들을 열광시켜왔다. 존 맥러플린 역시 퓨전 재즈에서 인도 전통 음악으로의 회귀, 어쿠스틱 기타로의 관심 그리고 다시 일렉트릭 재즈로의 귀환 등 매 음반마다 음악적 아이디어와 완성도가 돋보이는 음악을 선사하였다.
하지만 이후 이 두 거장의 만남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리고 어느 누구도 이 둘의 만남을 쉽게 예상하지 못했다. 칙 코리아와 존 맥러플린의 만남은 70년대 초창기 퓨전으로의 회귀를 의미하여 최근에 그들이 보여준 음악은 그것과 너무 거리가 있어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적이 이루어졌다. 지난 5월 칙 코리아와 존 맥러플린의 역사적인 첫 투어 공연이 발표되었다. 1969년에 발표된 앨범의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두 주인공이 뭉친 것이다. 이미 유럽 투어가 시작 중이며 아시아 첫 공연인 오는 1월 31일 서울에서 열린다.
사실 칙 코리아의 경우 최근 일련의 프로젝트 공연을 펼치고 있다. 지난 여름에는 리턴 투 포에버를 재결성하여 전세계 재즈계를 열광시켰으며 작년에는 지금까지 그가 결성했던 트리오에 참가하였던 오리지널 멤버들이 모두 불러모아 릴레이 공연을 펼치는가 하면 앨범으로 발표하였다. 또한 몇 해전에는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80년대 퓨전 재즈의 총아, 칙 코리아의 일렉트릭 밴드를 재결성하여 커다란 주목을 받았다. 물론 칙 코리아가 더 이상 새로운 음악을 시도하지 않고 과거의 영광에 집착한다며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40년만에 만난 존 맥러플린과의 프로젝트 ‘파이브 피스 밴드’는 지금까지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랑데부며 단지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라 의 전설의 연주를 다시 만날 수 있는 감동과 감격이다. 칙 코리아가 최근에 펼치고 있는 일련의 프로젝트 공연의 정점인 동시에 그 어느 프로젝트보다도 창조성과 즉흥성이 돋보이는 최고의 공연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기적 같은 라인업
칙 코리아와 존 맥러플린은 이번 공연을 위해 또 다른 세 명의 재즈 거장을 초대하였다. 현존하는 최고의 알토 색소포니스트라고 불리는 케니 가렛, 동시대 최고의 재즈 베이시스트 크리스찬 맥브라이드, 그리고 재즈 뮤지션들이 가장 총애하는 드러머 브라이언 블레이드가 그들이다. 이렇게 하여 결성된 파이브 피스 밴드(Fice Peace Band)의 투어가 발표되자 전세계 재즈계는 흥분에 휩싸였다. ‘120년 재즈사에서 가장 화려하며 두번 다시 보기 힘든 기적 같은 라인업’이라며 ‘결코 놓쳐서는 안되는 공연’이라는 절대적인 추천의 글들이 유럽과 미국의 저명한 매체에서 연이어 쏟아져 나왔다.
사실 지금까지 재즈계 최고의 라인업이라면 마일즈 데이비스가 존 콜트레인, 캐논볼 애덜리, 빌 에반스, 폴 체임버스, 필리 조 존스와 함께 하던 50년대 섹스텟 혹은 웨인 쇼터, 허비 행콕, 론 카터, 토니 윌리암스와의 60년대 퀸텟 또는 존 콜트레인, 메코이 타이너, 지미 개린슨, 엘빈 존스의 존 콜트레인 클래식 쿼텟을 얘기해왔다. 하지만 이 전설적인 밴드 역시 파이브 피스 밴드와 비교하면 왠지 초라해져 보인다. 무엇보다도 이들은 이제는 다시 만날 수 없는 어쿠스틱 재즈 위주의 과거의 밴드이다. 파이브 피스 밴드가 선보일 일렉트릭과 어쿠스틱을 넘나드는 다양한 음악의 스펙트럼을 기대하면 비교자체가 불가하다.
또한 이들은 저 마다 자신들의 밴드를 이끌고 있는 리더로서 각기 다른 색깔을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케니 가렛은 어쿠스틱 펑키 그루브와 함께 아시아 음악에 대한 관심을 보이는 있으며, 크리스찬 맥브라이드는 전통 재즈에서 새로운 퓨전 재즈의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다. 또한 브라이언 블레이드는 독창적인 리듬과 서정적인 멜로디로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어가는 그룹 펠로우쉽(Fellowship)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이들 모두는 현재 재즈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그리고 가장 뛰어난 세션맨들이기도 하다. 케니 가렛은 일찍이 칙 코리아와의 협연은 물론 로이 헤인즈, 마커스 밀러의 총애를 받고 있으며 크리스찬 맥브라이드는 현재 팻 메시니 트리오의 베이시스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또한 브라이언 블레이드는 웨인 쇼터 쿼텟의 드러머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칙 코리아와 존 맥러플린의 만남 만큼이나 케니 가렛, 크리스찬 맥브라이드, 브라이언 블레이드의 만남 역시 또 다른 기적이 아닐 수 없다.

베스트 오브 베스트
파이브 피스 밴드로서의 한국 공연은 처음이지만 멤버 개개인은 우리들에게 너무도 친숙하다. 드러머 브라이언 블레이드를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은 모두 내한공연을 갖은 적이 있으며 그 중에서도 칙 코리아와 크리스찬 맥브라이드는 이미 수 차례 방문한 기록이 있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LG아트센터 등 국내 최고의 공연장에서 총 9차례 내한공연을 통해 각기 최고의 재즈 공연을 보여줬던 다섯 거장이 처음으로 함께 하는 공연인 만큼 이 공연은 Best of the Best라 부르지 않을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