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제33회 전국연극제 in 울산 금상 수상작

줄거리

때는 태조 이성계가 국호를 조선으로 정한 해의 10여년 후 부천 와우산 자락의 한 장터에 조선팔도를 떠돌며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살아가는 맹인과 그의 딸 명희가 나타난다. 맹인과 명희는 시장국밥집에서 사람들을 모아 이야기를 펼치기 시작한다. 이야기는 다름 아닌 10여 년 전 와우(지금의 성주산)산 고갯마루에 얽힌 이야기였다.

(태조1년) 나라의 이름이 고려에서 조선으로 바뀌었고, 고려의 실세들은 궁지에 몰리기 시작했다. 일부 고력의 권문세가들은 조선팔도 여기저기에서 고려의 부흥을 시도하지만 이성계의 지략과 민심의 반향으로 실패하게 된다. 고려때 지방의 세력가 였던 부식과 충헌 또한 고려의 부흥을 꾀하지만 부식의 집안 재산관리를 하던 집사의 배신으로 인해 고려부흥을 실패하고 관군에게 몰살을 당하고 만다. 충헌의 딸 연이와 혼례를 며칠 앞둔 부식의 아들 부경은 가까스로 목숨을 구하고 집안 사병대장 비수와 성주산으로 들어가 아버지 부식의 유언을 받들기 위해 부흥군 대장이 된다. 부경의 정혼녀 연이는 집사에게 납치되어 행방이 묘연해 진다.
집사에게 재산을 모두 빼앗긴 부경일행은 군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와우고개(하우고개)를 넘나드는 상단들에게 통행세 걷어 부대를 유지한다.
한편 집사에게 납치당한 연이는 온갖 괴롭힘을 당하며 집사의 노리개가 되어 살아간다. 참을 만큼 참은 연이는 기회를 엿봐 집사를 죽이려 하지만 실패하고 집사의 한쪽 눈을 멀게 하지만 집사의 노름빚으로 인해 다시 한 번 기생집으로 팔려가게 된다.


평소의 우유부단함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던 비수는 고려부흥에 소극적이고 늘 연이를 찾는 데만 열중인 부경에게 거사를 행하자 강력히 권유하지만 때마침 연합을 하기로 한 타 지역의 부대가 거사를 포기하게 됐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도적이 되기로 결심한다. 이를 말리던 부경은 비수에게 눈을 잃고 산채에서 쫒겨 나게 되고 거렁뱅이로 떠돌게 된다. 맹인이 된 부경은 연이를 찾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조선팔도를 유랑하게 된다.



연이는 명월각이라는 한양의 기생집에서 기생일을 하며 살아가던 중 기회가 생겨 기생집에서 나오게 되고 어느덧 누가 아비인지도 모르는 딸아이를 생산하고 결국 부경을 찾겠다는 일념으로 와우산 밑에 있는 국밥집에서 일을 하며 부경을 수소문한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부경은 조선팔도를 흘러흘러 자신의 고향인 부천 와우산자락에 있는 주막집을 찾게 된다.
부경과 연이는 기적적으로 만나게 된다. 하지만 복수를 위해 연이를 찾아 다니던 집사가 나타나 연이를 찌르고 도망간다.
부경과 연이는 손한번 잡지 못한다. 와우산 국밥집에는 갓난아이의 울음소리만 가득하게 된다.


현재의 장터 국밥집 - 맹인은 이야기를 마치고 허공에 막걸리 한잔을 바친 후 아이의 손에 이끌려 다시 길을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