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13번째 차원이동무대선. 윌 컨과 함께 하다.
차원이동무대선의 2008년 신작은 윌 컨(Will Kern)이라는 낯선 작가와 함께 한다. 시카고, 아일랜드, 이스라엘, 싱가폴 등 다양한 공간에서 연극활동을 하던 그가 한국에서 우연한 기회에 이상우와 연을 맺게 된다. 한국에서 생활하며 한국의 다양한 여성들의 모습에 자극을 받은 그. 각계각층의 한국여성을 인터뷰 하면서 <엄마열전>의 초고를 만들게 된다. 독백형식으로 처음 만들어진 이 작품은 이후 살을 붙여 수정을 거듭하였으며, 이를 이상우가 번역하여 오늘의 <엄마열전>의 형태를 갖추게 된다. “사회구조와 가부장제 속에 묻혀버린 한국 여성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는 그의 희곡에는 제2의 고향이 되어버린 한국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가득 배어난다.

유쾌한 아줌마들의 수다!
가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김장철. 4명의 며느리가 배추와 무, 고춧가루와 새우젓을 버무리며 풀어 놓는 이야기는 어느새 담장을 넘어 관객과 함께 버무려진다. 아들, 아들 하는 시어머니, 마누라를 소 닭 보듯 하는 남편들, 한도 끝도 없이 떠받들어도 모자란 자식들, 그리고 뒤늦게 찾아 온 …… 일상 속에서 느껴온 소소하지만 익숙한 감정들이 무대 위에서 김장과 함께 펼쳐진다. 유쾌하고 통쾌한 그들의 신랄한 뒷담화는 수다라는 표현을 통해 며느리라는 이름 아래, 자신의 이름까지 묻혀버린 한국 여자들의 정체성과 아픔을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엄마의 딸이며, 남자의 아내이며, 아이의 엄마이며, 시어머니의 며느리인 아줌마들의 수다! 유쾌하다 못해 과감하기까지 한 그네들의 수다에 이제 귀 기울이자!!

연출 민복기. ‘그’만의 현실을 표현하다.
차이무의 대표단원이자 연출인 민복기. 극단 차이무 작업은 크게 이상우 연출과 민복기 연출로 나뉜다. 극단 차이무의 기본적인 기조인 “재미와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은 같지만 “재미”를 표현하는 방식은 다르다. 이상우 연출은 근작 <마르고 닳도록><변>등에서 보여준 바와 같이 최근 실험적이고 동적인 성향이 강한 “재미”를 만들어가는 반면, 민복기 연출은 <슬픈 연극><행복한 가족><양덕원 이야기>등 조용하고 리얼하지만, 현실과 무대와의 미묘한 간극이 주는 “재미”를 추구한다. 무대 위 현실과 생활하는 공간으로써의 현실은 명확히 다르지만, 두 개의 현실을 공유하는 관객에게 다르지만 같게끔 느끼게 하는 그만의 연출 방식은
2008년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익숙한 듯 낯선, 그래서 더 강하게 와 닫는 작품을 기대하게 한다.

간만에 뭉쳤다. 차이무 간판배우 - 전혜진, 최덕문, 정석용, 오용
연극, 영화, TV드라마 할 것 없이 왕성한 활동을 보이는 단원들이 유난히 많은 극단 차이무. 특히 전혜진, 최덕문, 정석용, 오용 등 차이무의 간판배우들이 다시 뭉쳤다. 각자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이던 이들이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여있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기대할만하다.

줄거리

민씨네 큰집 앞마당. 올해도 어김없이 김장을 한다. 첫째, 둘째, 넷째, 막내의 이름없는 며느리들이 모여 김장을 시작한다. 50대 중반에 삶의 새로운 목표를 찾아 대학에 진학한 첫째 며느리. 자신의 품을 떠날 딸이 늘 걱정인 둘째 며느리. 늘 귀엽고 낙천적인 넷째 며느리. 소매치기 때문에 회사공금을 날릴 뻔 했던 막내 며느리. 그들의 가족과 시어머님에 얽힌 생생한 이야기들이 수다 속에 피어난다. 첫째, 둘째, 넷째, 막내가 아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