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화산 폭발과 함께 분출 되는 분노와 광기>

추리, 공포, 심리 소설의 대가인 에드가 앨런 포가 1843년에 발표한 단편소설 ‘검은 고양이’는 그의 대표작이자 많은 아티스트들에게 영감을 준 작품이다. 세계 문학사에서도 최고의 단편 소설로 꼽힌다. 1인칭 독백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사실과 환상이 교차되는 것 같은 인상을 주며 매혹적인 공포를 선사한다.

하지만, 그 소설 속에서 마그마처럼 분출 되는 분노와 광기가 어디서 비롯됐는지 우리는 알 수 없다. 구체적 이유가 제시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단지 술에 취한 상태에서 밑도 끝도 없는 분노가 솟아올라 일을 저질렀다는 이야기만 던져질 뿐이다. 그래서 주인공을 광증이나 편집증적 인물로 여긴다. 이번 연극은 음악적으로 비유해 설명하면 포가 ‘격정적으로 빠르게’ 선보였던 부분들을 중심으로 사건 발생의 수많은 단초가 던져지는 ‘느릿하면서도 서정적’인 부분, 아울러 ‘미묘하면서도 환상적’인 부분들이 연출과 배우들의 앙상블을 통해 표현될 것이다.

<십삼야> 시리즈
극단 듀공아는 2015년 6월, '검은 고양이'를 시작으로 어둠에 관한 다양한 13가지 작품을 매 월 한개씩 선보일 예정이다.

줄거리

<죽었던 검은 고양이의 부활, 그 후….>

올림퍼스 화산이 폭발을 앞두고 있다. 관제소에서 일하는 남자는 감시TV에 나타난 검은 고양이 때문에 친구와 오랜 만에 만나게 된다. 아내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친구는 그 모든 일이 골목에서 우연히 맞닥뜨리게 된 검은 고양이 때문에 일어난 비극이라고 말한다.

아울러 친구는 그 검은 고양이를 자신이 죽였다고 고백한다. 그의 소지품 중엔 그 검은 고양이의 시체가 담긴 봉지도 있었다. 잔뜩 술에 취한 남자는 범죄소설 작가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친구를 자기 집으로 데려간다.

그런데 남자는 친구가 시각장애자인 자신의 아내와 포옹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아울러 죽은 것으로 알았던 봉지 속의 검은 고양이가 다시 살아난다.

캐릭터

남자 | 광기와 분노의 캐릭터

친구 | 털털하지만 악마적인 데가 있는 4차원적인 캐릭터. 거짓과 진실 사이에서 변주를 계속한다.

아내 |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면서 자신만의 셰게를 구축해가는 인물. 남편인 남자를 비극에서 건져내려 노력한다.

고양이 | 세상과 거리를 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세상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캐릭터. 아울러 베일에 가린 인간의 어두운 내면을 상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