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문학산은 인천의 진산으로 알려져있다. 그러나 문학산은 근현대사의 아픈 역사의 흔적을 담은 채 경인고속도로가 휘감고 나가고 문학터널이 산 중앙을 관통하고 있어 지하 수맥이 교란된 채 습지를 잃어가고 있는 안쓰러운 산이다. 그러나 문학산은 자신을 의지하고 살아가는 모든 생물들뿐만 아니라 자신들 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인간들이나 세월의 흔적이 남긴 아픈 상처마저도 품고 존재해야 하는 도시산이다. 다수의 인천관내 학교의 교가에 나오는 문학산의 이미지와는 너무 멀어져 있는 안타까운 문학산이지만 바쁜 삶 속에서 잊고 지내는 고향집 부모님처럼 언제나 우리 주변에 있어 쉴 곳을 마련해 주는 고마운 산이기도 하다. 이 산에 추억을 묻어 두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인간들 끼리 만이 아니라 문학산이 품고 있는 모든 생물들을 아우러서 더불어 살아가는 삶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이 작품을 기획하였다. 우리가 상처를 보듬어 주고 함께 살아가야 하고 후대에도 우리의 추억과 함께 전해주어야 할 아름다운 자연 유산인 문학산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고 애향심을 고취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줄거리

어머니를 일직 여의고 편부 슬하에 살아가고 있는 고등학생 다빈은 학교를 무단 조퇴한 채 어머니의 흔적이 남아 있는 문학산을 찾았다. 거기서 한국인 아버지의 흔적을 찾는 코피노 나루를 만나게 된다. 게다가 계속 자신의 주변을 맴돌던 수상한 여자아이 지니의 같잖은 충고를 받게 된다. 사실 다빈은 아버지에게 애인이 생겼다는 오해로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지니는 자신이 다빈의 부모가 어렸을 적 함께 구출해준 오색딱다구리이며 돌아가신 어머니의 다빈에 대한 염원을 이루어 주기 위해 다빈을 지켜주고 있음을 밝히고 다빈에게 부모님들의 젊었을 때의 이야기를 해준다.
다빈의 아버지 남일은 젊었을 때 야구선수로서 다리를 다쳐 오래 동안 복귀를 위한 훈련을 문학산에서 하고 있었고 어렸을 적부터 함께 자란 민희와 다시 만나 툭탁거리는 일상을 함께 하고 있었다. 그러다 밀렵군에게 희생된 오색딱다구리 새끼를 구하게 되고 함께 돌보게 된다. 한편 문학산이 개발되고 민희의 아버지가 심은 나무가 잘리게 될 위기의 상황에 접하게 되고 남일은 민희가 미국으로 가게 된 사실을 알게 된다. 이들은 자신들의 무력함에 상심하고 서로 다투게 되지만 끝내 다시 의기투합하게 되고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게 된다. 지병의 치료를 위해 미국으로 떠나야만 하는 민희에게 남일은 끝까지 민희의 나무를 지켜주겠노라고 말한다. 시간이 흘러 문학산의 개발은 끝내 막아내지 못했고 민희의 나무가 잘리는 것을 막지도 못했지만 계속 나무를 심어 오고 있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은 다빈은 아버지가 어머니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를 깨닫게 된다.
다빈을 찾아 문학산을 오른 남일은 아들을 만나 서로의 진심을 확인하게 되고 나루가 선배인 지훈의 아들임을 알게 되고 돌아가신 아버지가 나루를 얼마나 사랑하고 그리워하였는지를 알려준다. 문학산을 의지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추억의 향기가 맴도는 가운데 막이 내린다.

캐릭터

남일 | 야구선수. 무릅부상으로 엔트리에 들지 못한 만년 후보. 그러나 부상에서 빨리 완쾌되어 4번타자가 되고자 하는 욕망을 갖고 문학산에서 개인훈련에 몰두하고 있다. 민희와는 소꿉친구로 같이 구출하게 된 어린 오색딱다구리 새끼를 돌보다 소꿉친구 민희에게 품고 있던 감정을 고백하게 된다. 두 사람이 추억이 담긴 문학산 개발의 담당자가 아버지인 탓에 고민하게 된다.

민희 | 어려서 부모님을 여의고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보육시설에서 자랐다. 조류학자인 아버지의 추억이 담긴 문학산에 왔다. 소꿉친구 남일을 만나게 되고 오색딱다구리 새끼를 돌보며 지내지만 지병을 치료하기 위해 미국행이 결정되어 있다.

윤과장(남일부) | 문학산 개발 담당자. 남일이 어렸을 때는 상냥한 아버지였으나 부인이 죽음으로 돈돈돈하며 살게 되었다. 돈여사와는 젊은시절 고향부산에서 오빠 동생하던 사이. 상사와 유력자들에게 아부하는 습성이 생겼다. 문학산 개발을 막고자 하는 남일, 민희와 갈등한다.

돈여사 | 부산에서 다방 레지로 일했다. 돈을 벌기 위해 인천으로 와서 성공한 복부인이 되었다. 윤과장을 만나서 반갑기도 하지만 자신의 과거를 아는 윤과장에게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다.

다빈 | 남일과 민희가 결혼해서 나은 아들. 자신을 났고 바로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추억이라고는 문학산 밖에 없다. 요즘 웬지 아버지에게 여자가 생긴 것 같아 불편한 심기다. 문학산에 올라왔다 자신의 수호령 같은 오색딱다구리 지니를 만나게 되어 부모님들의 젊었을 적 이야기를 듣게 된다.

지니 | 남일과 민희가 구해준 오색딱다구리 새끼. 새엄마 민희가 죽기 전에 부탁한대로 다빈을 지켜주기 위해 문학산에 깃든 영적인 존재. 다빈에게 엄마 아빠의 사랑을 알려준다.

지훈 | 남일의 동네 선배. 필리핀의 도로공사 현장에 파견 나갔다가 만난 필리핀 여자와 사랑에 빠져 나루를 낫게 된다. 문학산 도로공사를 무사히 마치면 부인과 아들을 데려올 생각이였으나 터널 공사 중 사고로 사망한다.

나루 | 지훈의 아들 아버지를 찾기 위해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왔다. 아버지의 죽음을 알게 되었지만 아버지의 흔적을 찾아 문학산에 와서 다빈을 만나게 된다. 아버지의 사진 속 장소를 찾고 싶으나 그곳은 이미 터널이 되어 사라진 곳이다. 결국 다빈의 아버지 남일을 만나게 되고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사냥꾼 | 조류를 사냥하여 박제를 만들기 위해 문학산에 왔다. 그의 주 타켓은 저어새지만 사실 문학산은 저어새가 있을 만한 장소는 아님에도 문학산에서 얼쩡대는 코믹한 캐릭터.

돈여사비서 | 돈여사의 비서. 보디가드 모습의 코믹 캐릭터.

야구코치 | 남일이 소속되었던 야구팀 코치.

세실리아수녀 | 민희가 있었던 보육시설 원장수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