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임은희 모노드라마 - 늙은 창녀의 노래
망초꽃 같은 한 여인의 가슴아픈 징한 이야기.
"가슴패기가 잠 간질간질해지는 것 같고라우" 누군가가 그리워서 마음이 간질간질한 듯한 경험을 한 적 있는가. 외로이 힘겹게 세상을 살아갈 때 내 상처를 봐주고, 맘속을 채워주는 존재가 있다면 얼마나 든든할까.
"정을 주는 일이 인자는 무섭들 않어라우. 지아비도 자석도 없이 몸 폴아 살어온지 벌써 스무 해! 한번도 맘속 옷고름 푼 적 없이 숱한 밤과 숱한 사나들만 먼 강물모냥 흘러왔다 흘러가고 몰라붙는 개울창의 모랫바닥으로 혼자 누워 있제만 정을 주는 일이 인자는 무섭들 않어라우. 사는 일이 추와서 떠는 손님을 만나면 썩은 몸뚱어리 쩌 깊숙이 살어오는 온기. 끝끝내 맘속 옷고름 풀게 함시롱 몰라붙는 모랫바닥을 적시는 흥건한 온기."

줄거리

마흔이 넘은 늙은 창녀는 점잖으면서도 어딘가 색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손님을 맞자 왠지 서글픈 마음이 든다. 손님의 청으로 함께 술잔을 기울이면서 사창가의 이야기를 나누다가 문득 지나간 세월을 떠올린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들어 부쩍 처녀적의 모습이 떠오르고 고향생각이 간절하다. 한참을 기구한 팔자에 대한 하소연을 하다가 술기가 오르자 여자는 이곳으로 오게 된 사연을 풀어놓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