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1973년 여름, 잠실은 아직 섬이었다.
평생 삶의 터전을 일구던 순우네 가족과 이웃들의 삶은 어떻게 변화될 것인가?

뱃사공이 노를 젓는 배로 한강을 건너다니고, 빨간봉지의 라면이 빨갱이 공장에서 나온 것이라는 뜬소문에 수군거리던 시대. 한강 물길을 막아 잠실을 강남에 붙일 것이라는 정부의 계획에 걱정과 불안이 교차하면서도 설마 하던 그 시절. 수많은 건물과 도로가 지어지고 사라지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겐 쉽게 상상할 수 없는 1970년대의 모습이다.
연극 <순우삼촌>은 1970년대 섬이었던 잠실을 배경으로 하여, 무분별한 개발이 어떻게 사람들의 삶과 그들 사이의 관계를 변화시켜 왔는지 되짚어 볼 기회를 제공한다. 땅 밑이 비어가는 지도 모른 채 오로지 위로 쌓아올리는데 열중해온 한국 사회의 과거와 현재를 은유하는 것이다. 망각하고 있던 과거의 기억을 끄집어낸 다음, 연극이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 삶의 터전은 안전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