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지배적 이데올로기의 관점에서 현대 연극은, 과거의 연극을 흥미나 풍유 속에 제의적 기원으로 받아들였거나, 정치적 사회적 문제를 제기하는 교훈(사실)극으로부터 시작하여, 서사극, 부조리극, 잔혹극 등 현대 연극의 다양한 패러다임 속에서, 궁극적으로 복합(융합) 장르화 되는 경향을 띄운다.
작품은 그러한 패러다임 속에 하나의 흐름을 제시하며, 독특한 획을 구현하려 한다. 작품 <형장의 이슬>은 정치적이지도 사회적이지도 풍유적이지도 않지만, 작품만의 묵직한 이념으로 ‘인문학적’ 소양을 추구한다. 예일대의 셸리 케이건 교수가 집필하여, 베스트셀러가 된 [DEATH 무엇인가’ ‘죽음이란]에 기반하고 있는 작품은, 인문학적 소양을 연극만의 살아있음으로 상생하여, 보다 포용력 있는 인문학적 범주에 연결시키려 한다.
즉 지배적 패러다임의 흐름이 연극의 대중성과 평행한다는 주장에서 벗어나, 어느 시대이든 수용해야만 하는 가치로 발돋움하기 위해, 인간으로써 근본적으로 고뇌하는 ‘인문학’에 대한 물음을 제시한다. 다시, 관객 스스로 극장을 찾아야 하는 명분을 주려 한다.

줄거리

입양모의 의료 사고(비허가 약품 개발 및 임상 실험)로 7년형의 형법 재판을 겪은 의사(피고). 그는 자신이 살리고자 했던 입양모의 죽음을 안타깝게 바라보며, 죽음 속에서 무언가의 의미를 찾게 되고, 형기를 마친 그가 죽음을 간절히 바라는 이들에게, 죽음을 전도하는 의사로써 업을 행하리라 결심한다.
언론의 수많은 파장과 논란에도 불구하고, 의사(피고)는 사람들이 죽음에 직면하려는 진정성을 지켜주기 위해, 죽음이 부정적으로 바라보아지는 것을 부정하고 그들에게 어떠한 동의서를 받아낸다. 이 동의서로 인해, 의사(피고)는 1심, 2심 상고 재판에서 집행 유예 판결이 내려진다. 그러던 어느 날, 의사(피고)의 생모가 그를 찾아온다. 친어머니에게 죽음을 전도해야 하는 그의 입장이, 입양모의 죽음과
맞물리며, 확고했던 신념을 흔들리게 하는데...
현재. 대법원 3심 최종 재판. 의사(피고)를 둘러싸고 검사와 변호사의 공방이 치열하다. 법정 참관인을 비롯하여 언론의 촉각이 한데 귀 기울여지는 가운데, 의사는 담담히 죽음에 대한 입장을 말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