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젊은 배우, 그리고 가능성있는 작가를 위한 소극장 뮤지컬
<울고 있는 저 여자>는 2004년 대산대학문학상 희곡부분 당선작으로 약관 23세의 젊은 작가 김현영의 첫 데뷔작이었다. 2005년 연극(남미정 연출/김소희 이승헌 출연)으로 초연된 <울고 있는 저 여자>는 서울, 부산 공연을 통해 '감성을 울리는 밀도있는 무대'로 호평받았다. 또한 지난 2008년 8월에는 부산 가마골소극장에서 뮤지컬(이채경 뮤지컬구성,연출/강중환 음악)로 구성된 새로운 무대를 선보여 젊은 관객층의 공감대를 형성했던 작품이다.
2008년 12월에 새롭게 막 올리는 <울고 있는 저 여자>는 2008 게릴라극장 기획공연 '새 작가를 위한 무대'(<시동라사><양날의 검><램프의 요정><카나리아 핀 식탁>)에 이은 ‘게릴라극장 기획공연 젊은 배우를 위한 무대’로 마련된다. 연희단거리패 8기에서 15기까지 기대되는 젊은 배우들의 솔직담백한 연기로 배우가 바뀔 때마다 서로 다른 색깔과 매력을 선보이게 된다. 뮤지컬<천국과 지옥>에서 다양한 발라드,락을 선보였던 뮤지션 강중환의 음악과 출연배우의 라이브연주가 더해져, 배우들의 숨은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따뜻한 감성의 뮤지컬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가능성있는 작가를 발굴하고 희곡을 무대화시켜 나가는 게릴라극장의 작업이 젊은 연극인력을 양성하고 배출시켜 나가는 본보기가 되기를 바란다.

지하철에서의 낯선 만남
누구나 울고 싶은 세상이다. 그러나 마음 편하게 울 수 없는 세상이다. <울고 있는 저 여자>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울고 있는 여자'를 바라보는 '남자'의 시선에서 출발한다. 여자가 울어대는 이유에 대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남자의 관심은 우는 여자에 대한 연민과 인간애로 발전해 간다. 우는 여자를 바라보고 있는 무관심한 세상(관객)에게 질타를 퍼붓기도 하고 여자의 울음을 달랠 수 없는 자기 자신을 속상해 하면서 남자는 문득 자신의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울음을 발견하게 된다. 울고 있던 저 여자는 남자의 울음을 보고 다시 눈물에 젖게 된다. 남자가 울고 있는 저 여자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건 바로 울고 있는 나 자신을 누군가 툭 건드려줬으면 하는 바램에서 였을 것이다. 울고 있는 저 여자에게 뱉었던 모든 말들은 어쩌면 자기 자신에게 너무나 해주고 싶었던 말이었는지도 모른다. 진정 우울하기에 웃고만 싶은 이 시대, 어두운 터널을 뚫고 살아가야 할 미래를 '희망'이라는 역으로 출발시키는 의미있는 작품이 되기는 바란다.

뮤지컬의 형식을 뛰어넘는 동시대적 울림
<울고있는 저 여자>는 연극과 뮤지컬의 경계에서 연극이 추구해야 할 목표와 뮤지컬의 다양한 연기적 형태를 반영한 작품이다. 작품의 현실감을 더하기 위해 배우들은 평범하지만 자신의 진실에서 출발하는 소박한 연기를 선보이게 된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치닫는 각자의 입장은 현실을 뛰어넘는 감동의 진실을 보여준다. 현실적 대사와 시적 가사를 가르는 테마곡이 있으면서도 인물의 입장과 갈등에 따라 발라드, 랩, 락 등의 다양한 창법이 함께 어우러져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가벼운 음율의 정서가 아닌 세상에 대한 저항으로 드러나는 랩과 발라드 락의 혼재, 몽환적 분위기를 자아내는 보헤미안 풍의 라이브연주, 그리고 경쾌하면서도 맛깔스러운 레시타티브적 대사가 관객을 이끈다. 또한 뮤지컬에서 빠질 수 없는 춤의 형태는 역할을 수행하는 배우와 인물의 경계에서 변화무쌍한 감정의 리듬으로 되살아난다. <울고있는 저 여자>에서 보여주는 인간의 보편적 감성은 뮤지컬 형식의 노래, 움직임과 만나 관객과 공감하는 동시대적 울림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줄거리

밤11시 45분. 한 여자가 지하철 플랫폼에서 울고 있다. 입사원서를 내고 집으로 돌아가던 남자는 울고있는 여자 곁을 떠나지 못한다. 아무도 없는 지하철 역에서 여자는 왜 울고 있는걸까? 남자는 여자 주위를 서성거리기도 하고, 말을 걸기도 하고, 달래보기도 하지만 여자는 울음만 이어갈 뿐 사연을 말해주지 않는다.

“이별이 아니면 다행이구요 만약 이별이라면 생각을 달리 해보세요. 헤어짐이 있으면 만남이 있다. 종말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기도 하죠.”
“청기를 내리고 백기를 올려야 하는데, 청기를 올리고 백기를 내렸다면 말이에요. 혹시 그래서 울고 있는 거라면, 울지 말아요. 깃발이 부러진 건 아니잖아요.“
“난 깊어지는 당신의 울음을 막을 길이 없군요. 그렇다면 나도 당신을 따라 울어 버릴까요? 막 울어 제껴 버릴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