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수면 위로 떠오른 생생한 기억과 망각의 심연 아래로 가라앉는 기억
기억의 죽음, 죽음의 기억의 이야기

사람은 살면서 기억하려고도 애쓰고 또 잊으려고도 애쓴다. 시간이 지나면서 변형이 되는 삶의 기억은 그 사람의 정체성이자 살아온 삶인 것이며 그 기억이 있어야 망각 또한 있는 것이다
작품 속 부부는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쉼 없이 달리다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딸을 잃는 아픔을 겪는다. 그 고통을 잊기 위해 아내는 망각의 심연으로 마음을 기대고 남편은 그 곁을 지킨다. 그리고 떠도는 기억들, 소멸되어가는 기억들 속에서 점차 ‘실재’에서 망각된 존재가 되어간다.
<먼 데서 오는 여자>는 그들이 기억과 망각 반복되는 연극 놀이 끝에 행복해지기 위해 선택하는 마지막 여정을 담담하게 보여주고 있다.

줄거리

공원 벤치에 남자와 여자가 있다. 여자는 누군가를 기다리며, 계속 생각에 잠겨있다. 그러다 옆 남자와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자신의 이야기를 소소하게 꺼낸다. 남자는 오래 전 중동으로 일을 하러 떠났었던 여자의 남편이다. 이들은 서로의 과거와 그 기억을 오가며 삶에서 기억하려고 애썼던 일들, 또 잊으려고 애썼던 일들을 대화로 이어나가기 시작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