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우리는 남과는 다르게, 남보다 멋지게 내 꿈을 펼치겠노라며 이상을 꿈꾸다가도
부양해야 할 가족과 매일 반복되는 일에 지쳐 적당히 현실과 타협하는 하루살이
처럼 살아간다. 변화를 바라면서도 마치 새장 안에 갇힌 새처럼 세상을 향해
박차고 나아가기 두려운 것이다.
극 중 덕배와 예진이 그렇다. 법조인을 꿈꾸지만 가족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으로서
일과 학업을 동시에 병행하면서 상사로부터 불합리한 지시를 받아도 꾹꾹 참을 수
밖에 없는 우리의 현실을 실감나게 표현해낸다.
당장이라도 회사를 그만둘 것처럼 사장에게 대들었다가 언제 잘릴지 몰라 전전긍긍
하기도 하고, 승진이나 연봉협상에서 긍정적인 답을 들었다며 개선장군처럼 의기양
양한 모습을 보이는 인물들이 마치 우리의 현실을 보는 듯하다.

이 작품이 그렇다. 현대를 사는 사람들. 그중에서도 직장인들의 희로애락이 자연스
럽게 관객의 정서에 배어들 수 있도록, 충분히 공감할 수 있도록 기획하고자 했다.
그래서 감히 이 작품을 ‘휴먼코미디’라고 부르고 싶다.

연출자의 바람대로,
막이 내린 뒤 객석을 나서는 관객들이 다시 한 번 자신의 삶을 깊게 생각하는 계기
가 됐으면 좋겠다.

우리는 행복하게 살 자격이 충분하다.

줄거리

고객에게 홍보 메일을 보내기 위해 타이핑 작업을 하는 회사원 덕배와 예진.
사무실 책상을 마주보며 하루 종일 키보드를 두드려댄다.
예진은 가족에게 받은 상처를 남자를 통해 치유받길 원하고, 덕배는 야간대학을
다니며 법조인을 꿈꾸는 가장이다.
직장 동료로서의 우정과 남녀 간의 사랑을 넘나드는 이들은 서로 호감을 보이다가도 금세 으르렁대며 싸워대지만 점차 각자의 처지를 이해하며 애틋한 마음을 키워간다. 그렇게 그들은 30년을 함께 보내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