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조선인 강제징용으로 지옥섬이라 불리던 군함도. 그 곳은 강제징용 된 조선인들의 참혹한 노동현장임과 동시에 일본의 최고 자랑이였다. 최초로 콘크리트 아파트가 지어지고 수영장, 극장, 상점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던 그 곳은 일본인에겐 천국이겠지만, 콩겨 섞인 주먹밥 두 덩이를 먹으며 탄광에서 하루 12시간 이상 일해야 했던 우리에겐 지옥이였다. 얼마 전, 그 곳을 일본이 예쁜 포장지로 포장하여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 움직임은 꽤 오래전부터 준비 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제야 겨우 몇 줄의 신문기사로, TV 프로그램으로 알게 되었다. 그나마도 하루에 수십개씩 터져나오는 자극적인 이야기들에 금세 묻혀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우리는 이 이야기를 꼭 무대 위에서 하고자 한다. 가슴 아픈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 탄광에서 죽어간 수많은 사람들을 위해서 무대 위에 그들을 세우고 관객과 소통하고자 한다. 부디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생각하고 위로해 주기를 바란다.

줄거리

우린 결국 갈 거야. 산에 가고 바다에 가고 고향에 갈 거야.

유영하듯 무대를 거니는 남자와 여자. 둘의 눈은 서로를 바라보고 있지만 입은 서로 다른 말을 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건 ‘우리 얘기’이다.

드넓은 바다 위에 떠있는 작은 섬 도시. 그 곳은 마치 인형의 집처럼 잘 꾸며진 시설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이 곳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하루코는 작은 섬 생활에 답답함을 느낀다.

어느 날, 친구 미즈키에게 바다에 떠 있는 북쪽 바위에 소원을 빌면 이루어 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편지와 주먹밥을 들고 그 곳으로 향한다.

그 곳에서 조선에서 탄광 일을 하러 온 경덕과 만나게 되고 둘은 호기심과 불안함이 뒤섞인 만남을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