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당신 집안의 제삿날은 조용하십니까?

새벽부터 부산스럽게 움직이시던 어머니, 아침부터 목욕탕으로 아들 둘의 손을 끌고 향하시던 아버지, 한 손에 제사 술을 들고 찾아오신 반가운 작은아버지, 반갑다고 볼을 부비며 용돈을 쥐어주시던 작은 어머니, 아껴뒀던 눈깔사탕을 내어주시던 할머니, 만화책보다 제사상위에 올라간 고기산적이 눈이 향하던 사촌 형. 제삿날의 아침부터 저녁까지의 하루는 참으로 경쾌하고 반가운 울림이 있던 날이었습니다. 모두가 한곳에 모여 한 마음으로 한 음식을 만들고 함께 즐기던 축제였습니다. 제사 때문에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제사 때문에 시끄러운 하루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새벽부터 일하고 와서 제사준비를 해야 하는 현실이 원망스러운 어머니, 제사를 동생에게 미루는 아버지, 부모님 재산을 주면 제사를 가져가겠다는 작은 아버지, 언젠가부터 제삿날에 오시지 않는 작은 어머니, 돌아가신 할머니, 바빠서 제사에 못 온다는 사촌 형. 도대체 무엇이 우리의 제삿날을 이렇게 만든 것일까요?

변해가는 제사… 세월 때문일까요…? 세상 때문일까요…? 사람 때문일까요…?

줄거리

어느 최씨 집안의 제삿날. 차남 정준의 집에서는 제사준비가 한창이고 기독교신자인 장남 형준 내외는 부담스러운 마음으로 정준의 집을 찾는다. 다른 종교만큼이나 다른 삶을 살아온 형제에게 제삿날은 서로가 불편한 날이다. 같은 시각, 제삿밥을 찾아 먹기 위해 정준의 집을 찾아온 귀신들은 두 형제의 좌충우돌 제사준비로 인하여 힘들게 제사상에 앉게 된다. 제사상에 앉아서 흐뭇하게 자식들을 바라보는 귀신들. 하지만 자식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전혀 흐뭇하지가 않다. 도대체 제삿날은 왜 이렇게 시끄러운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