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미국아버지>는 지난해 2014 창작산실 대본공모 최우수작으로 선정되어 두 차례 공연된 이후, 그 작품성을 인정받아 올해 우수작품 지원작으로 다시 한 번 선정되었다. 작가 겸 연출가인 장우재는 2013 대한민국 연극대상 대상 수상작 <여기가 집이다>, 2014 동아연극상 희곡상 수상작 <환도열차>, 그리고 올해 남산예술센터에서 공연되어 연극계에 큰 반향을 일으킨 <햇빛샤워>에 이르기까지 활발한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작품마다 섬세한 텍스트와 도발적 상상력으로 사회의 부조리와 다양한 인간군상을 위트 있게 풀어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올해 재공연되는 <미국아버지>는 수정 및 보완 작업을 거쳐 더욱 간결하고 세련된 극으로 관객을 만나며, 보다 간명해진 메시지로 감정적 호소보다는 정확한 질문을 던진다.

실화를 모티브로 한 가공의 이야기
<미국아버지>는 2004년 국제 테러리스트 단체 알카에다에 의해 인터넷을 통해 공개 참수된 미국인 닉 버그의 아버지, 마이클 버그가 영국전쟁저지연합에 보낸 한 통의 편지로부터 시작되었다. 그 편지와 함께 2000년대 초반의 사건들을 모티브로 픽션화된 이야기이다. 실제사건을 소재로 한 만큼 공연은 기본적으로 다큐멘터리적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전쟁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아들이 알카에다에 의해 죽임을 당하고, 그 모습이 전 세계에 생중계되었다면, 그의 아버지는 어떤 생각들을 했을까. <미국아버지>는 물질주의, 권위주의를 거부했던 68혁명의 퇴색을 경험했고, 현대 사회의 자본주의, 인종 및 종교의 갈등 등을 바라볼 수 밖에 없는 한 미국인 아버지를 통하여 관객들에게 지금의 한국, 그리고 세계를 바라보게 한다.

한국인 극작가를 통해 바라본 미국, 미국에 투영되는 세계와 한국의 현재
<미국아버지>는 미국을 배경으로 닉 버그와 마이클 버그 부자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번역극이 아니라 한국의 극작가 장우재가 쓴 창작극이다. 작품에는 9.11 테러, 알카에다, 무장세력, 이라크 전쟁, 다인종 국가, 그리고 자본주의 등 2000년대 초반 미국의 화두였던 소재들이 녹아있다. 하지만 십 여 년이 지난 현재에 이러한 소재들은 더 이상 미국에 국한된 것이 아니며, 전세계가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문제들로 자리잡고 있다. 이처럼 <미국아버지>는 세계인이 공감하고 주목할 수 있는 소재와 이슈를 선택함으로써 창작극의 경계가 ‘한국’ 에만 머무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는 지금껏 볼 수 없었던 한국 연극의 새로운 시도라 평가되고 있다.

환상의 호흡 자랑하는 장우재와 윤상화, 그리고 새롭게 바뀐 배우들의 열연
<여기가 집이다><환도열차>를 통해 환상적인 호흡을 선보였던 작가 겸 연출가 장우재와 배우 윤상화가 더욱 간결하고 새로워진 <미국아버지>를 통해 다시 한번 손을 잡는다. 특히, <그게 아닌데><당통의 죽음><환도열차> 등에서 과감하면서도 치밀한 연기로 놀라운 흡입력을 보여주었던 배우 윤상화가 어떤 매력으로 또 다시 관객들을 매료시킬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이번 공연에는 김정민과 함께 이와삼의 대표 배우라 불리는 김동규가 ‘윌’ 역을, 초연 당시 ‘윌’ 역을 맡았던 이동혁이 ‘빌리’ 역을 맡아 열연한다. 연륜 있는 배우들과 새롭게 바뀐 배우들이 작년과 어떻게 다른 무대를 선보일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줄거리

2000년 뉴욕, 맨해튼 옆 저지시티.
인베스트먼트 뱅커인 윌은 NGO 단체에 소속되어 남수단으로 일을 하러 가겠다고 하고, 마약중독자인 윌의 아버지 빌은 자본주의에 대한 유일한 탈출방법은 돈을 최대한 많이 버는 것이라고 하며, 말다툼을 벌인다.
그들은 어쩌다 이라크전에까지 휘말리게 되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