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유기체는 ‘악(惡’)으로 무기체는 ‘선(善’)으로 규정하는 종말론적 관점으로 원작 시(詩)를 재해석
시대와 현실에 대한 지독한 혐오와 반항을 우화적으로 표현

연극 ‘말도로르의 노래’는 역사상 가장 난해하고 악마적인 상징성으로 가득 차 있는 로트레아몽의 원작을 새롭게 해석하는 데서 출발했다. 그것은 세상을 향해 밑도 끝도 없는 저주를 퍼붓는 주인공 말도로르가 결국 세상의 모든 생명을 말살하려는 열망을 품게 된다는 것이다. 이 연극은 그가 유기체(생명체)는‘악’, 무기체(무생명체)는‘선’으로 규정하고 생명말살계획을 실천해나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아울러 그림형제의 동화‘황금거위’의 웃지 않는 공주를 패러디한 웃지 않는 여왕, 폐수로 오염된 개천의 슬러지 괴물, 영화제작자 등 시공을 초월한 다양한 존재를 등장시켜 파국을 위해 질주하는 말도로르와 함께 기행과 악행의 앙상블을 이루도록 했다.

줄거리

어느 날, 인간의 삶이 근본적으로 불안정하고 허망하다고 느낀 말도로르는 그 원인이 생명체의 본질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생명에 대한 증오심과 신에 대한 반항심은 결국 모든 유기체(생명체)는 ‘악’이요, 모든 무기체(비생명체)는 ‘선’이란 이분법적 사고에 이르도록 한다. 지구상의 생명을 말살하려고 작정한 말도로르는 부모를 죽이고 집을 나선다. 40일 간 사막을 헤맨 후 생명말살계획을 완성한 그는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웃지 않는 여왕이 통치하는 어느 왕국으로 간다. 그곳에서 보물을 훔치고 여왕을 납치한 후 그는 어느 무기질 괴물이 사는 슬러지 개천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