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삶에서 저절로, 혹은 모르게 이루어지는 관계!!
우리는 삶을 살면서, 친구사이, 연인사이, 모자지간 등 사람과 사람 관계뿐만 아니라, 과거와 미래, 낮과 밤 사이 등 ‘~사이’ 속에서 관계를 맺으며 살고 있다. 연극 <우리사이>는 현실과 이상의 틈새(사이)에 놓인, 30대 고시생들을 둘러싼 관계(사이)를 다룬 작품이다. 극은 어느 고시촌의 원룸을 중심축으로, 부부, 친구, 가족 등과 같은 관계의 그물망은 물론, ‘여기와 저기’, ‘그때와 지금’ 등과 같은 시공간의 층위를 통해 우리 삶의 ‘~사이’을 다각적이며, 다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키네파노라마 ?
[명사] 소련에서 개발한 대형 화면 방식. 다중 카메라, 다중 영사기, 분리 스크린을 이용하여 360도 원통형 스크린 효과를 낸다.

현실적 리얼리티
<우리사이>는 고시원을 배경으로 사회에 건강하게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는 지금 현재 젊은이들의 삶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는 작품이다. 소위 88만원의 세대라고 이름 붙여진 채 불투명한 미래를 바라보며 살아가는 젊은 세대의 삶의 모습과 그들이 맺고 있는 다양한 인간관계상의 고민을 사실적이고 냉철하게 직시하고 또한 위로하고자 한다. 비록 삶이 매순간이 끊임없는 관계(사이)의 아이러니로 조형되고, 그리고 그 관계를 명확히 규정짓는 것이 우리의 능력밖에 일이라 할지라도, 이러한 삶을 바라보는 애정 어린 시선이야 말로 이 극에서 뿜어져 나오는 가장 생생하고도 가장 호소력 있는 삶의 리얼리티인 것이다.

연기적 리얼리티
<우리사이>는 전 공연 당시 과장되지 않은 자연스럽고 유기적인 연기를 통해 일상적 삶의 터치를 충실히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극적 상황을 구현하는 방식은 기본적으로 재현에 기대고 있으나, 이것은 단순히 현실의 복사를 위한 것이 아니라 작품이 담고 있는 리얼리즘 정신과 인물의 현실성을 무대상에 충실히 구현해 내기 위한 적극적 선택이다. 관객들의 순간적인 호응이 아니라, 각 인물들의 매력과? 삶의 문제를 공유하는 것이 본 공연의 목적이다.

줄거리

1. 아는사이
늦은 겨울 고시원의 새벽. 강민이 라면을 끓이고 있을 때, 싸구려 와인을 들고 낯선 남자 철수가 찾아와 문을 두드린다. “저 아시죠?”

2. 그때와 지금사이
헤어진 옛 애인인 영진을 만나러 나온 강민은 알 수 없는 기대로 들떠 있다. 갑자기 비가 온다. 오랜만에 만난 영진은 강민에게 의외의 것을 내민다. “오랜만이다 정말...”

3. 모르는 사이
술에 취한 강민은 골목을 걸어가다 어느 집 개와 시비가 붙는다. 이때 나타난 취객. 곧이어 나타난 정호. 이들은 어떤 관계? “넌 그 새끼가 아니야.”

4. 모자지간
비어있는 강민의 방에 고시원 주인아주머니와 그의 아들이 들이닥친다. 어머니와 아들은 사사건건 다투지만 모자간의 싸움은 언제나 어머니의 승리. “야, 오만원이야, 받어.”

5. 친구사이
강민의 방에 들게 된 우열은 친구 정호와 누워있다. 오늘따라 잠이 오지 않는 정호는 계속 우열을 귀찮게 한다.“딱 한잔만 더 하면 잘 것 같은데.”

6. 남자와 여자 사이
정호와 은희의 결혼식 피로연. 김치찌개를 먹고 있는 이들 신혼부부에게 우열이 축하 케이크를 들고 찾아온다. 서로 친구들인 이들 사이엔 어색한 술자리가 이어진다.
“너 나랑 결혼 왜 하는 거야?”

7. 부자지간
술에 취한 아들 우열을 부축해 들어오는 아버지. 아버지는 아들이 깨어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다 일어선다. “깼냐?”

8. 여기와 거기 사이
새로이 공무원 시험을 시작하려는 우열에게 은희가 찾아온다. 정호와 함께 대전에 내려가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하는 은희. “대전에 수달이 산데.” 은희를 보낸 후, 우열은 라면을 끓이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