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1. 한 인간으로, 한 명의 의사로, 신념을 지키며 살아가기.
<한씨연대기>의 주인공 한영덕은 의사다. 그는 한국 현대사의 가장 가슴 아픈 시기인 해방과, 전쟁, 그리고 분단이 공존한 시기에 위치한 인물이다. 한영덕은 자신의 의료 행위가 인간을 위해, 사랑을 가지고 행해져야 한다고 믿지만, 그를 둘러싼 많은 사회적 환경으로 인해 그의 신념을 지켜는 것이 어려워진다. 그는 의술행위가 당과 이념을 위한, 즉 어떤 목적을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을 위한, 사랑이 동반된 순수한 마음에서 출발한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한영덕은 목적을 위한 의료 행위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지만 그를 둘러싼 환경은 그가 자신의 믿음을 지키며 소신에 의한 의술을 펼칠 수 없게 만든다. <한씨연대기>는 의사인 한영덕을 통해 우리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믿음과 신념을 지키지 못하고 상황과 현실에 떠밀려가는 모습을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현실적이고, 밀도 있게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2. 소문의 그 작품, 드디어 만납니다.
<건강한 생명력의 작가 황석영의 작품과 연우무대가 함께 만들어낸 힘있는 공연>1980년 이후의 한국 최고의 연극으로 불려지며, 대한민국 연극인과 문학인들은 다 아는 그 작품. 이야기는 들었지만, 가장 보고 싶은 연극 중에 하나였지만 추억 속의 연극으로만 머물렀던 그 작품. <한씨연대기>는 소설가 황석영의 작품을 각색, 김석만이 연출, 연우무대가 제작하여 80년대 당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작품이다. "분단"이라는 소재를 통해 인간의 면면을 잘 포착한 이 작품을 계기로 극단 연우무대는 더욱 확고한 위치를 다졌고, 김석만 연출의 한국적 브레히트의 수용이란 측면에서도 공연예술적인 성과를 거둬낸 작품이기도 하다. 구전을 통해서 그리고 연극선배들을 통해서 하나의 동경이 되어 버린 그 작품을 2004년 드디어 만나게 된다.

3. 대학로 대표 선수 배우들이 모였다.
<영화의 주연 조연으로 스크린과 무대를 오가기 바쁘다. 그들이 없으면, 영화도 연극도 맛이 안 난다.> 강신일. <칠수와 만수> <김치국씨 환장하다> 모노드라마 <진술> 등을 통해 대학로 최고 배우의 자리를 굳건히 지켜오고 있는 배우.영화 <공공의 적> <광복절 특사> 그리고 최근 개봉한 <실미도>에 이르지 까지 한 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연기를 선보인다. 이대연. <비언소> <돼지사냥> <날 보러 와요> <보이첵> <거기>등의 연극으로 대학로 중심 배우로 우뚝선 그. 영화 <내일로 흐르는 강> <낙타(들)> <버스 정류장>등에서 없어서는 안될 조연으로 출연하며, 연극과 영화를 종횡무진 누비고 있다. 김중기. 오랜 시간 무대에 대한 애정을 길러온 연기자. 영화 <시간은 오래 지속된다> <북경반점> <연풍연가> <둘 하나 섹스> <정글쥬스> <일단뛰어> <선택> <해피에로크리스마스> 등에 출연하며, 영화배우가 될 뻔한 그였지만 역시, 또 다시 연극무대에 섰다. 박남희. <김치국씨 환장하다><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405호 아줌마는 착하시다><청산에 나빌레라>등에 출연하며 특유의 맛깔스럽고 깊이 있는 연기로 무대를 휘어잡는 극단 연우무대의 간판 여배우. 서정연. <민중의 적> <피는 나지만 죽지 않는다> <연어는 바다를 그리워하지 않는다> <숭아숭아 원숭아><웰컴투 베비장 하우스> 등에서 밝고 경쾌하지만, 그리움을 남기는 깊이 있는 연기를 서보이는 극단 연우무대의 차세대 주자.

줄거리

투명한 양심의 의사가 인생 혹은 시대를 살아나가기란 어떠한가? 6.25 전쟁이 시작되기 전 김일성대학 의학부 교수로 재직하던 한영덕은 전쟁이 발발하자 중앙인민병원 특병동에 근무하게 된다. 권력을 위한 의술을 요구하는 당의 압력에, 의술의 존재 가치는 인간을 위하는 것에서 비롯됨을 설파하는 한영덕은 당과 심한 갈등에 휩싸이게 되고, 친구 서학준의 도피를 방조했다는 죄목까지 덧붙여져서 결국 사형에 처해진다. 하지만, 미처 확인 사살을 하지 못한 인민군의 실수로 기적처럼 살아나 가족과 헤어져 단신으로 월남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