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작연출의 변
어떤 사랑은 체르노빌 원전 사고라는 인류사적 비극적 참사를 배경으로 한다. 그러나 비극 그 자체를 말하지 않는다. 비극 이후에 살아남은 자들의 이야기다. 견딜 수 없는 아픔을 견뎌내고, 극복할 수 없는 상처를 극복하려고 애쓰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지금도 세계의 도처에서 비극적 참사가 이어지고 있다. 희생자들은 그 누구도 스스로 비극을 향해 걸어가지 않았다. 비극이 하필 그들을 선택했고, 우리에게서 비껴갔을 뿐이다. 그래서 살아남은 자들에겐 어떤 의무가 있다. 우리는 비극을 피할 수 없지만, 비극 이후의 삶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다.

잡담1
공연을 관람한 관객들 중 많은 분들이 러시아에서 창작된 작품인 줄 오해하지만, 어떤 사랑은 순수한 창작극이다. 러시아 유학을 다녀온 이들조차 창작극임에도 러시아적 정서와 스타일을 오롯이 담아낸 데 대하여 놀라워한다.

잡담2
제목만 보고 그저 그런 사랑 이야기인 줄 알고 오는 분들이 많다. 관객들은 공연을 보다가 이것이 그냥 “러브 스토리”가 아님에 놀라워한다. 그러나 공연이 끝나고 나면, 모두들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이 작품은 러브 스토리다.”

기획의도
비극에 대처하는 사람들의 자세, 행복을 찾아가는 네 남녀의 선택

이 작품은 체르노빌 원전 근처에 살았다는 이유만으로, 국가의 부름에 응답하고 누군가는 했어야 할 사건의 수습을 참여 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것을 잃게 된 네 남녀와 그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랑하는 남편이 체르노빌 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피복당한 후 그를 지켜주는 과정에서 함께 피복자로 낙인찍힌 한 루드밀라가 남편과의 사랑을 지키는 과정과 명예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퇴역군인 세르게이가 그녀를 사랑하게 되고 그 사랑을 책임지려는 과정을 통해, 엇갈리는 사랑 속에 각자가 생각하는 서로 다른 행복과 행복으로 찾아가는 서로 다른 희망의 열쇠를 찾아가는 모습을 담담한 어조로 그려낸다. 군인으로 체르노빌 현장에 투입된 후 피폭되어 고통스런 삶을 살다 인간으로서의 존엄한 죽음을 택한 빅토르와 아내의 이야기, 의사로서의 직업윤리와 사건을 덮으라는 국가와 병원의 요구 사이에서 갈등하는 의사 안젤리나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다양한 사람들의 삶의 지향과 그것을 찾아가는 과정, 그 과정에서 자신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켜 나가기 위해 책임져야 할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본다.

줄거리

체르노빌 원전사고 2년후인 1988년 모스크바. 방사능 병원 의사 안젤리나에게 퇴역군인 세르게이가 찾아온다. 세르게이는 방사능 피폭자인 루드밀라에게 사랑을 느끼지만, 오염을 걱정하는 직원들의 요구에 갈등한다. 전승기념 불꽃놀이가 열리던 날, 두 사람은 첫 데이트와 함께 잠자리를 갖는다. 그러던 어느날, 루드밀라가 사라지고, 세르게이는 그녀가 임신했음을 직감하는데...

캐릭터

루드밀라 | 원전사고를 수습하다 피폭당해 죽은자의 아내. 원전사고로 피폭된 남편을 사랑하며 둘 간의 사랑을 지키 나가는 것을 통해 자신의 삶의 의미를 발견한다.

안젤리나 | 피폭된 루드밀라의 남편을 돌본 의사. 외압으로 인해 의사로서의 신념을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한 자책으로 루드밀라를 돌보는 것에 애착을 가지고 있다.

세르게이 | 루드밀라를 사랑한 퇴역군인. 그녀와 잠자리를 함께 한 후, 그에 대한 책임으로 임산했을 것이라 추측된 루드밀라를 찾아 나선다.

파벨 | 안젤리나의 상사. 외압을 행사해 큰 사고를 덮고자 한다.

원장 | 안젤리나의 상사. 외압을 행사해 큰 사고를 덮고자 한다.

빅토르 | 피폭된 군인. 피폭으로 인한 고통 속에서 인간으로서의 존엄한 죽음을 원하며 권총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소피아 | 빅토르의 아내. 가정을 지켜보려 노력하지만 끝내 아이와 함께 비토르를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