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천재 예술가 필립 글래스와 장 콕토의 만남, 영화에 라이브 연주를 입힌다!

현대 예술사에 미니멀리즘이라고 하는 거대한 파고를 일으키면서, 대중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아우르는데 성공한 우리 시대의 위대한 작곡가 필립 글래스가 자신의 필름 오페라 <미녀와 야수 La Belle et la Bete>로 13년만에 한국을 다시 찾는다.

심포니, 현악4중주 등 전통적인 클래식 장르 외에도 아카데미 상 수상의 “디 아워스(The Hours)”, 트루먼쇼(The Truman Show), 박찬욱 감독의 “스토커(Stoker)” 등과 영상에 소리를 입히는 프로젝트의 시작이 되었던 ‘캇씨(qatsi)’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필립 글래스는 20세기에 탄생한 ‘영화’라는 대중예술에 심취하여 영상과 음악의 혁신적인 결합을 시도해왔다. 그리고 그의 이러한 시도 중 최고 걸작으로 평가 받는 작품이 바로 장 콕토(Jean Cocteau, 1889-1963)의 1946년 흑백 고전영화 <미녀와 야수>를 필름 오페라로 만든 것이다. 글래스는 대사와 음악을 포함한 장 콕토 영화의 모든 사운드를 제거하고 자신의 미니멀리즘 음악을 새롭게 영화에 입혀 마치 흑백 오페라를 라이브로 보는 듯한 독특한 공연 관람의 세계를 열어 보였다.

시인이자 극작가, 소설가, 영화감독, 조각가로 활동한 장 콕토는 20세기 초의 ‘르네상스맨’이자 아방가르드 영화를 개척한 인물로 영화사에 남아있으며, 그가 감독한 첫 장편영화 <미녀와 야수>는 판타지를 현실로 구현한 명작으로 큰 성공을 거둔 바 있다. ‘장 콕토 3부작’을 만들 정도로 그의 예술세계를 숭배했던 필립 글래스는 <미녀와 야수>가 가진 예술 창작의 본질에 감명받아 1994년에 ‘필름 오페라’라는 형식으로 재탄생시켰고, 당시 오페라와 영화의 신선한 결합, 새로운 양식의 탄생이라 극찬 받으며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필립 글래스의 <미녀와 야수>는 원래의 소리를 완전히 없앤 장 콕토의 흑백영화가 무대 위에 상영되는 가운데, 4명의 성악가가 영화 속 캐릭터의 대사와 싱크가 되어 이야기하듯 노래를 하고, 9명의 필립 글래스 앙상블이 이야기의 흐름과 캐릭터들의 변화과정을 섬세하게 직조하듯 로맨틱 판타지를 이끌어 갈 예정이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 뮤지컬 등으로 익숙한 동화를 아방가르드 시네마와 현대음악의 만남이라는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감상할 수 있는 필립 글래스의 <미녀와 야수>. 현대예술을 사랑하는 관객이라면 절대 놓칠수 없는 기념비적인 공연을 만날 수 있는 진귀한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