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누군가의 인생을 객관화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녀에게 짧은 수식어를 붙일 순 있다. ‘맨발의 디바’, 이것은 카리스마와 절절함의 두 얼굴을 지닌 한 아티스트의 또 다른 이름이다. 데뷔 당시부터 세간의 주목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TV대신 공연을 택했던 이은미는 자신의 삶을 치열했지만 고마웠다고 회상한다. 좌절도 있었고 고통도 있었지만 무대가 있어 행복했던 시간 속에서 노래는 이은미의 존재의 이유였다. 그리고 이제, 데뷔 20주년의 이은미는 소리 위를 걷기 시작한다.

데뷔 20주년, 7200일, 172800 시간
2009년은 이은미의 데뷔 20주년이다. 기간으로 따지자면 약 7200일을 노래한 것이며 시간으로 계산하자면 약 172,800시간을 음악과 함께한 것이다. 그리고 그 속엔 700회 이상의 공연이 녹아있다. 이는 단순히 숫자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숨 쉬는 순간조차 마이크를 잡았던 이은미에 대한 찬사의 의미가 되는 것이다. 오는 3월, 이은미는 새 곡을 수록한 미니 앨범을 선보인다. 그리고 부산시민회관(4월 18일)을 시작으로 전국 20개 지역을 투어하는 대장정에 돌입한다.

‘서른 즈음에’, ‘기억 속으로’, 그리고 ‘애인 있어요’
드라마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은 종영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 키워드 중 하나는 바로 이은미의 ‘애인있어요’이다. 발표된 지 4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입소문만으로 줄곧 검색어 1순위에 오르고 있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유행가가 아닌 명곡이 가진 힘이다.

이은미 20주년 콘서트 “소리 위를 걷다”
“당신의 영혼을 조금이나마 공유합니다.” 공연을 본 한 관객의 말이다. 공연시간 내내 흐르던 땀방울과 벗어던진 신발은 감동 그 자체다. 이은미의 무대는 참 신성하다. 많은 시간을 무대에 섰던 그녀이지만 여전히 자신의 공간과 관객을 존경하며 하나의 ‘작품’을 써내려간다. 공연은 사실상 짧은 생명력을 지닌 존재인지라 시간이 흐르면 기억이란 이름으로 퇴색되곤 한다. 그러나 그녀의 공연은 다르다. 보는 이로 하여금 시간을 거듭할수록 새롭게 그 생명력을 각인시킨다. 노래를 하는 것이 조금씩 편해진다는 겸손한 아티스트 이은미. 그녀는 무대 위 열정적인 여전사이자 아름다운 맨발의 디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