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피카소를 사랑한 4명의 여인들,그리고 그녀들이 털어놓는 거침없는 이야기 연극 <피카소의 여인들>
신시뮤지컬컴퍼니는 오는 4월 16일부터 26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제 30회 2009 서울 연극제 개막작으로 연극 <피카소의 여인들(원제: Picasso’s Women)>을 공연한다. <피카소의 여인들>은 ‘아비뇽의 아가씨들’ ‘게르니카’ 등 수많은 걸작들을 남긴 20세기 미술의 거장 피카소의 일생을 관통하며, 그에게 예술적 영감을 불어넣었던 여인들의 이야기이다. 피카소의 수많은 작품들에서 주인공이었으며, 그의 예술세계를 언급할 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피카소가 일생을 두고 사랑했던 여덟 명의 여인들. 토월극장에서 공연될 연극 <피카소의 여인들>에서는 특히 그 중에서도 애증관계로 서로 얽혀있었으며 피카소의 전 생애를 아우르던 여인 올가, 마리떼라즈, 프랑소와즈, 재클린 등 네명의 여인이 엄선되어, 각각 20-30분씩 할애된 모놀로그 형식의 독무대에서 피카소와의 사랑과 삶에 대해 진실되고 거침없는 이야기를 털어 놓는다. 피카소를 거쳐갔던 여인들에 대한 이야기는 피카소의 왕성했던 예술적 역량이 완성되기 위한 소재적인 측면에서, 즉 피카소라는 예술가를 옹호하거나 피카소라는 남자의 관점에서만 다뤄져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따뜻한 피가 흐르고 영혼이 있는 독립된 인간인 네명의 여성들이 털어놓는 피카소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가 그의 그림을 통해 알아왔던 그녀들의 모습과 위대한 예술가로서 칭송 받던 피카소의 면모와는 사뭇 다른 파격을 선사한다. 러닝 타임 2시간 15분 동안 이 네 여인은, 사랑하는 남자와 교감하고 삶을 함께 하고 싶었던 여인으로서의 바램이 무참히 짓밟히며, 예술가의 여자로서 살아가는 동안 겪었던 희열과 고통, 배반과 복수에 대한 감정을 그야말로 적나라하게 털어놓는다.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한 예술가의 인간적인 모습, 그리고 그와의 애증과 갈등에 대한 이야기는 관객들로 하여금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피카소와 그의 예술세계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다. 또한 예술사를 통해 왜곡되었던 여인들에 대한 진실을 발견하게 함으로써 그녀들을 대상으로 한 피카소의 작품들에 대해서도 새로운 견해와 재미를 갖게 할 것이다.

연극 <피카소의 여인들>은 브라이언 맥아베라의 희곡을 바탕으로 2000년 7월 런던 국립극장에서 초연되었다. 이후 2000년 에딘버러 페스티벌에서도 각각의 여인들의 이야기가 각기 다른 극장에서 각기 다른 연출에 의해 독립적으로 공연되어 호평 받은 바 있다. 그 외에도 이태리, 스페인, 독일, 네덜란드 등 유럽 각국에서도 각기 자국의 언어로 번역되어 공연 되어졌다. 이번 공연은 2000년 에딘버러 페스티벌에서 <피카소의 여인들>을 연출한 바 있으며 우리에겐 <맘마미아!>와 <댄싱 섀도우>의 연출로 이미 친숙한 영국 연출가 폴 게링턴(Paul Garrington)이 내한하여 공연에 참여한다. 즉흥변주의 재즈음악이 흐르는 스튜디오에서 피카소의 예술과 일생을 함께했던 여인들이 털어놓는 감각적이며 인간적인 이야기는, 설령 무대에 피카소의 그림이 등장하지 않을지라도 서양미술사에서 모더니즘이 꽃핀 20세기 초반 프랑스의 미술계로 관객들을 자연스럽게 이끈다. 예술의 동지로서 장 콕도와 만나 우정을 키우며, 피카소의 새 연인이 된 젊은 화가 프랑소와즈가 피카소와 함께 마티스를 만나러 가는 길, 살아서 영웅이 된 피카소를 놓고 딜러들이 장사를 하기 위해 안달하는 모습 등을 상상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연극에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여배우 한 사람 한 사람이 경쟁적으로 펼칠 열연(熱演)이다. 네 여인 올가, 마리떼라즈, 프랑소와즈, 재클린 역으로는 각각 서이숙, 이태린, 배해선, 김성녀가 출연하여 불꽃 튀는 감성연기를 펼칠 예정이다. 잔인한 천재 예술가를 사랑해서 모든 것을 바치고 그 남자에게 예술적 영감을 주었던 여인들이 자기 자신과 피카소를 갈기갈기 찢는 모습은 피카소의 그림만큼이나 뜨거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