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작고 허름한 극장 , 혜화동 1번지, 무대랄 것도 없는 소박한 세트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연출가와 막 연기를 시작한 배우들이 모여 소자본으로 힘겹게 만든 작품 ‘청춘예찬’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비참한 청년의 삶을 감정의 강요 없이 관객들에게 툭 던져놓는다. 관객들은 감동을 얻고 소문을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엄청난 파장. 방황하는 문제아 청년 해일을 연기한 박해일은 신인답지 않은 연기와 방황과 고독에 찬 눈빛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박근형 특유의 일상스런 언어와 리듬이 주는 뜻밖의 웃음이 감동과 유머를 동시에 선사하였다. 아직도 관객들은 청년 해일과 간질의 벌거벗은 모습을 담은 청색 톤의 포스터를 기억한다. 그 푸름이 의미하는 “열정과 희망”, “두려움과 절망”의 아이러니에서 오는 충격, '도대체 무얼 예찬한단 말인가'라는 의문에서 돌이켜 예의를 갖추고 , 진심으로 존경하는 마음으로 예찬하게 되는. 제목이 가진 역설의 비장함을 잊지 못한다.

줄거리

청년은 22살이다. 아직 고등학교 2학년이며 졸업을 할지 말지는 아직 고민 중이다. 청년은 재미없는 일은 하지 않는다. 그의 집에는 두가지 일만 하는 아버지가 있다. 하루종일 누워서 TV보기. 이혼한 아내에게 용돈타러가기. 그의 어머니는 아버지가 홧김에 뿌린 염산 때문에 눈이 멀었고, 지금은 재가하여 안마사로 일한다. 청년은 어느 날 친구의 사촌누나 간질이 일하는 다방에 놀러 간다. 그녀와 술을 마시다가 함께 잔다. 청년은 함께 살자는 여인을 받아들인다. 방 한 칸에 세사람. 아버지와 청년은 술잔을 기울인다. 청년의 무분별한 방황에 아버지는 화를 낸다. 술마시고, 노래하고, 간질 발작을 일으키고, 흥분하고, 욕하고. 청년과 간질 사이에 아이가 생긴다. 아버지는 새로태어날 아이를 위해 천정에 야광별을 붙인다.

캐릭터

청년영민 | 청년의 청춘은 삶의 멍으로 인해 푸른 청춘이다. 그의 일상은 비참함으로 가득하다. 그러나 그가 쫒는 신기루 같은 희망이 하루하루를 살아내게 한다.

간질 | 간질병을 앓는 여자. 그래서 늘 외톨이였던 그녀는 처음 만난 청년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하고 함께 살자고 한다. 숙명적인 방황을 스스로 종식시키려는 용기 있는 여자이다.

담임선생님 | 4년째 청년의 담임을 맡은 ‘운’없는 선생님. 청년의 방황을 바로잡지 못하고, 돌아온 청년을 받아줄 수 없는 선생님은 결국 이 사회를 버린다.

어머니 | 남편이 뿌린 염산을 맞고 눈이 먼 어머니, 그러나 모든 것을 자기 탓으로 돌리고 용돈타러오는 이혼한 남편에게 안마해서 번 돈을 쥐어준다.

아버지 | 방황한 인생의 말로를 보여주듯, 아내에게 이혼당하고, 아들에게 괄시당한다. 늘 TV 보며 술을 마시면서 세월을 죽이지만, 그는 방황으로서 인생을 초탈한 인물이다.

용필 | 청년과 함께 방황하지만 정반대의 인물이다. 청년보다 더 가엾고 안쓰럽다.

꺼벙이 | 소심하고 내성적인 탓에 ‘왕따’당하는 꺼벙이, 사촌누나인 레지와 청년을 만나게 한다.

여자 | 상처받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억지로 무거운 갑옷을 두른 여자. 그녀의 난폭함과 과장된 행동이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