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선돌극장은 '2008 선돌극장 기획공연 시리즈 <선돌에 서다>'에 이어 2009년에도 손기호, 최진아를 비롯한 한국 연극계 젊은 연출가들이 국내외의 문제작, 우수작품을 연달아 무대에 올리는 '2009 선돌극장 기획공연 시리즈 <선돌에 서다> '를 기획하였다. 그 첫 번째로 프랑스의 실존주의 작가 알베르 까뮈의 '레지스탕스(원제:정의의 사람들)'를 극단 골목길의 신예여성연출가 이은준이 연출을 맡아 공연한다.

기획의도
20세기 초의 사건을 지금에 와서 왜 들추어야 하는가의 문제는 중요치 않다. 다만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 정의를 위해 순수하게 자신을 희생한 사람들을 통해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결여된 것이 무엇인가 자문하고 싶은 것이다. 또한 진정한 정의는 무엇인가에 대한 인식론적인 문제,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의 부조리함, 더불어 그 모든 것이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를 고민하고 싶었다. 우리 모두는 고독한 존재들이다. 기존 질서와 사회관습에 절망감을 느끼게 될 때, 그 운명에 휩쓸려 나도 모르게 어디론가 흘러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 우리는 더욱 깊은 고독감에 빠져든다. 이대로 계속 휩쓸려 갈 것인가. 아니면 타협하지 않고 맞서 싸울 것인가. 선택은 자유다. 우리는 자유로운 존재여야 하니까... 하지만 진정한 자유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획득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린... 시대의 기류에 편승해서 적당히 비겁하고 대세를 봐가며 여기 저기 기회나 노리는 자들, 그들의 나약한 정신에 도끼를 내려 칠 것이다. 개인이 아닌 다수를 위한 가치 있는 행동의 이유를 투쟁하는 속에서 찾을 것이다. 연극은 가장 적극적인 형태의 사회 참여적 예술분야라는 것은 자명하다. 그러기에 서슴없이 투쟁에 뛰어들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줄거리

다섯 사람의 테러리스트가 한데 모여 세르게이 대공을 죽일 계획을 세운다. 그들은 이제 면밀하게 세운 계획에 따라 대공이 마차를 타고 지나갈 때 폭탄을 던져 그를 살해할 것이다. 드디어 대공의 마차가 이들의 앞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폭탄을 던지기로 한 '칼리아예프'는 대공의 마차 안에 어린 두 조카가 함께 타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폭탄을 던지지 못하고 만다. 치밀하게 세운 살해계획이 실패로 돌아가자 이들 사이에는 잡힐지 모른다는 위기감과 서로의 견해 차이까지 겹쳐 심각한 설전이 벌어진다. 혁명을 위해서라면 희생시키지못할 것이란 아무 것도 없다고 믿는 '스테판', 그리고 인간에 대한 사랑에 혁명의 당위성이 있는 것이라고 믿는 '칼리아예프'와 '도라'는 첨예한 대립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인정 많은 리더 '아넨코프'는 '칼리아예프'에게 다시 기회를 주게 되고 '칼리아예프'는 마침내 대공을 죽이는데 성공한다. 감옥에 갇힌 '칼리아예프'는 경시청감과 대공부인의 부탁을 거절하고기꺼이 사형을 받아들인다. '칼리아예프'를 사랑했던 '도라'는 죽음으로 사랑을 완성하고자 폭탄 던지는 일을 자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