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관객모독은 1966년 쓰여져 한트케를 연극계에 데뷔시킨 획기적인 작품이다. 관객모독은 1966년 프랑크푸르트의 투름극장에서 처음 공연된 것을 시작으로 국내에는 1977년 극단 <프라이에뷔네> (고대 독문과 출신의 극단. 후에 <우리극단>으로 명칭 변경)에서 고금석 연출, 세실극장에서 첫 공연되었다. 그 후, 극단 76단의 기국서 연출에 의해서 공연되면서 극단 76단에 의해 2-3년 만에 한 번씩 무대에 올랐다. 작가 페터 한트케(Pter handke)는 이 작품으로 독일 연극계와 문학계의 일약 유명 인사가 되었다. 그 만큼 이 작품은 기존의 연극에 센세이션을 일으켰으며 反연극, 또는 언어 연극이라는 독특한 타이틀을 갖게 되었다. 연극에 대한 비판과 조롱 농담으로 일관하는 내용 때문에 지금도 독일에서는 브레히트 이후의 또 하나의 연극 형식(또는 연극의 자극제)로 계속 상연되고 있다. 신촌의 시장통에 있던 76소극장에서 맨 처음 이 작품이 상연됐을 때 예상과 달리 엄청난 반향을 몰고 왔었다. 처음 이 작품이 상 그 당시 유신 치하의 암흑기에 뭔가 뚫어지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심리가 크게 작용하기도 했을 것이고 (제목도 그렇거니와) 또 공공적으로 상스러운 욕설이 쏟아지기도 하고 더구나 관객들에게 물세례까지 퍼부었기 때문이다. 관객들은 이 작품이 의도하는 언어로써 세계를 파악하려는, 언어 그 자체의 순수한 생명성에는 관심이 없고 단지 욕을 하는 것과 무대에서 객석을 파괴하는 형식에 더 많은 이야기를 하였다. 그 이후로 이 작품이 계속 공연되면서 많은 실험을 하게 되었고 그것들은 점점 세련된 형식으로 발전되어 갔다. 예컨대 극증극 이라든가, 말과 행동의 다중적 의미, 넌센스적 말장난 등등. 그리고 이런 형태의 언어유희는 T.V 코메디 프로그램 등에서 널리 유행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러나 이 작품은 언제나 다시금 되새길 여지가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가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것은 관객과 연극인으로 극장에서 만났을 때 기존의 연극이 감추고 있는 비밀에 관하여 (허구와 실제, 시간과 공간, 약속과 우연 등등) 질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객들은 이러한 질문과 항변에 아직도 익숙하지 못하다. 만약 관객들이 이 작품을 본 뒤에 다른 연극을 보게 될 때 다시 한번 연극의 허구와 실제 사이에 튕겨져 나오는 어떤 다른 현실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뭐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으나 연극의 ‘진실성’의 문제 때문이 아닐까? 현장 연극의 생명성과 현장성의 환기를 계속해서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 작품은 기존의 연극을 풍자하며 반연극적 태도를 일관하기는 하지만 실은 연극의 생명성과 현장성의 환기를 계속해서 말하고 있는 것이다. 전과는 달리 요즘의 관객들은 작품을 아무런 형식의 재미를 갖추지 않고 그냥 진지하게 말하기만 하여도 지루하지 않게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그것은 아마도 최근의 연극이 아무런 환상도 심어주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의도의 경박성과 표현의 억지스러움, 그리고 여과 없이 현실을 (또는 감정을) 반영하는 조급함을 너무나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의 관객모독은 예전과 달리 관객들에게 새로운 연극 감상의 한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