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할아버지 제페토’는 30여 년간 연극계의 크고 작은 역사와 함께 해 온 중견 연기자인 최규호의 모노드라마입니다.
현대인은 자신의 정원을 갖고 싶어 하듯 자신만의 "비밀의 방"을 갖고 싶어 한다."할아버지 제페토"는 생활의 편린들을 감추고 자신만의 세상 숲 속으로 스며들어 자연과 대화하며 살아가는 "어른을 위한 동화"이다. 지나간 과거 속의 행복과 회한을 회상하는 장면은 아이에서 어른에 이르기까지 공감할 수 있는 회화적 구도로 처리해 공연 장르의 새로운 신화를 꿈꾸고 있다.

줄거리

숲속에 한 할아버지가 살고 있었다. 그의 이름은 제페토였다. 울창한 숲의 공간...밤새도록 천둥이 치고 비바람이 불었다. 조명이 밝아지면 파랑새 한 마리 가 날아와 시끄럽게 지저귄다. “잘 잤니? 파랑새야. 그런데 왜 이리 아침부터 시끄럽게 재잘대고 있어? 숲속에 무슨 일이라도 생겼어? 뭐라고? 샘물가에 서있던 살구나무가 벼락을 맞았다고? 원 이런 일이 있나. 어서 가보자. 파랑새야.” 할아버지는 벼락 맞은 나무를 쓰다듬으며 슬픔에 잠긴다. 할아버지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과거가 있었다. 아주 오래전 예쁘고 아름다운 아내와 명랑하고 총명한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크리스마스 전날 아내와 아이는 선물을 사기위해 시내로 달려갔다. 아내와 아들은 할아버지가 좋아하는 파이프 담배를 사가지고 오다가 마차가 뒤집혀 할아버지 곁을 떠나고 만 것이다. 아들의 손에 꼭 쥐어진 손에는 담배 파이프가 들려 있었고 이것이 아내와 아들의 마지막 선물이었다.할아버지는 아들이 보고 싶을 땐 샘물가에 우뚝 서있는 살구나무를 보며 아들 피노키오를 생각했다. 이제는 샘물가가 아닌 가까운 곁에 두고 살구나무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이 살구나무로 피노키오의 얼굴을 떠올리며 보름달같이 동그랗고 맑은 눈과 초승달과 같은 눈썹, 유난이 뾰족한 코와 오동통한 입술을 만든다.
어떤 날..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던 피노키오는 인간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할아버지 곁을 떠나는데... 숲속 오두막에는 다시 제페토 할아버지 혼자 남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