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동물원이야기는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간의 진정한 교류, 대화의 단절에서 오는 실의와 허무감, 삶에의 의욕상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사회로부터, 개인으로부터의 단절과 소외감에 대해 현실을 인식하도록 촉구하고 있으며 단순히 현실 인식의 단계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진실 된 관계를 가지기 위한 방법 또한 제시하고 있는 부조리극이다. 삶의 목적을 상실하고 흔들리는 현대인들에게 부조리극은 인간이 처한 상황에 대하여 있는 그대로의 실제를 제시하고 나아가 그것에 대면하도록 한다. 의미가 없는 세계에서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고 인간으로 하여금 삐뚤어진 환상이 자기만의 세상에서 벗어나 바른 자리에서 성실한 노력을 하게 끔 한다.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자신만의 울타리를 만들어 그 속에서 편안함과 만족감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으며 이러한 현실이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는지 알고 있지도 않을 뿐더러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어떻게 깨달음을 얻게 되고 그러한 깨달음이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이 작품에서 우리는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줄거리

어느 일요일 오후, 뉴욕의 센트럴 파크 안, 어느 벤치에서 이야기는 시작. 벤치를 차지하고 앉아 한가로이 책을 읽고 있는 피터에게 제리가 어슬렁거리며 다가와 말을 건낸다. 피터는 출판사의 간부로 아내와 두 딸, 그리고 앵무새와 고양이를 키우며 사회적인 모든 평범함과 행복의 조건에 순응하고 자신이 그 행복의 틀 속에 안전하게 있다고 믿는 소시민이다. 제리는 '동물원에 갔다 왔어요' 라는 말로 피터에게 말을 걸어보지만 벤치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피터에게는 떠돌이 부랑아처럼 보이는 제리의 말에 관심이 없다. '동물원에 갔다 왔어요'라고 같은 말을 세 번씩이나 반복하지만 피터는 여전히 제리의 접근을 피하려고만 한다. 제리는 피터에게 계속 말을 건다. 그러면서 오늘밤이나 내일 TV나 신문에서 기사를 보게 될 거라고 말한다. 제리는 피터에게 가족, 애완, 동물, 직업, 등에 관해 물어본다. 피터는 간혹 곤란해 하고 화를 내기도 하나, 성실히 답변해준다. 그리고는 제리는 자신의 불행한 가족사와 자기의 현재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