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극단 실험극장의 2009년 처음으로 무대에 올리는 작품이자, 창작극 활성화를 위한 기획 공연의 일환으로 고심 끝에 선보이는 작가 이강백의 신작 <죽기살기>가 2009년 5월,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기대 속에 그 막을 올린다. 연극 무대의 중심인 대학로에 세워진 아르코시티극장의 개관 오프닝 무대로 함께 기획되는 이 작품은 그동안 우리 창작극의 힘이 되어왔던 이강백 작가가 야심차게 선보이는 신작으로 또 한 번 연극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더욱이 49년 전통의 극단 실험극장이 심혈을 기울여 제작에 힘쓰고 탄탄하고 진지한 작품 연출로 인정을 받은 송선호 연출의 힘을 더해 그 특별한 무대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는 <죽기살기> 는 삶과 죽음이 본질적으로 하나라는 메시지를 진지하게 이끌어내는 수작으로 국내 창작작품의 맥을 이어갈 것이다. 

<죽기살기> 삶과 죽음에 대한 아름답고도 진지한 시선 !
연극 <죽기살기>는 삶과 죽음은 전혀 다른 것이 아니며 본질적으로 서로를 완성시켜가는 ‘하나’라는 것을 신선한 감각으로 풀어내고 있다. 의미 있는 삶을 산 사람은 죽음 역시 의미 있게 받아들인다. 그러나 삶을 허무하게 산 사람은 죽음 역시 헛되다고 생각한다. 둘 중 하나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되면 그 둘은 어느 하나를 포기해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서로를 이해하고 완성하는 또 하나의 양면인 것이다. 이 작품에선 죽음을 죽음으로 갚아 그 삶을 완성하고자 하는 사람의 아이러니한 상황을 통해 삶과 죽음이 결코 반대가 아닌 서로 하나이며, 같은 것이며, 상호 보완관계임을 역설적으로 말하고자 한다. 

한국 희곡의 중심 ‘이강백’이 선보이는 창작극!! 송선호 연출과 만나다.

197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다섯」으로 데뷔, 「봄날」「칠산리」「영월행 일기」「느낌, 극락같은」「마르고 닳도록」「황색여관」등을 선보이며 한국 희곡의 중심이 된 작가 이강백이 오랜만에 신작을 선보인다. 침체된 한국 연극계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게 될 이번 작품은 의미심장한 주제를 간결하게 담아내는 그의 특유의 미학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오랜만에 관객과 평단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작품마다 진지함을 잃지 않으면서 관객을 무대로 이끄는 연출가 송선호의 연출로 인해 완성도 높은 또 하나의 국내 창작극의 탄생을 기대하게 한다. 

49주년 전통의 극단 실험극장의 야심찬 한국 연극의 발굴 신화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화두를 던지는 깊이 있는 작품들로 한국연극 무대의 힘을 이끌어 왔던 극단 실험극장이 창단 49주년 기념공연으로 창작극 ‘죽기살기’를 무대에 올린다. “에쿠우스”, ‘다우트’ 등을 국내 초연하여 성공시켰을 뿐 아니라 국내 창작극 화성화에도 꾸준히 힘써온 극단 실험극장은 순수 민간단체로 활동, 중단 없이 지속적으로 활발하게 연극무대를 지켜온 최장수 극단으로 에쿠우스, 신의 아그네스, 아일랜드, 피가로의 결혼, 심한, 고곤의 선물 등 한국연극 및 소극장 활성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작품들의 산실이다. 작품성있는 해외의 화제작을 꾸준히 국내무대에 선보여 성공적인 무대를 만들어 온 실험극장은 그와 함께 항상 국내 순수 창작극의 발굴에도 힘써왔다. 이번 2009년 창단 49주년을 맞아 또 한 번 한국연극의 관심을 불러 일으킬 작품 이강백의 <죽기살기>를 준비한다.

줄거리

눈이 먼 세 친구 오두, 박두, 정두는 도살장 가는 길목 입구에서 아침마다 목마를 타며 달리는 시늉을 한다. 늘상 셋이서 입씨름을 하는 그들은 어느날 누군가의 시선을 느낀다. 누가 그들을 보는 것일까? 앞을 볼 수 없는 그들은 그의 존재를 찾기 시작하고 결국 그 시선의 정체는 17년 전 도살장에서 살인을 하고 떠난 육손이라는 것이 밝혀진다.사람을 실수로 죽여 17년 동안 감옥살이를 한 육속은 석방되자 도살장이 있던 곳으로 되돌아온다. 살인사건이 있은 후 도살장은 폐허가 되었고, 동네는 빈민가로 변하였으며, 오르지도 않는 집값에 마을 사람들은 돌아온 육손을 원망한다. 돌아온 육손은 유가족을 만나려고 한다. 죽음에는 죽음으로 갚겠다는 것이다. 그는 가구점을 하고 있는 유가족의 두 아들을 만나게 되자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하는데, 아들들은 엉뚱한 반응을 나타낸다. 육손이 죽인 사람은 자기들의 친아버지가 아닌, 아주 포악했던 의붓아버지였다며 오히려 그들은 육손이 그들을 핍박에서 구해준 은인이라고 칭하며 육손을 위해 잔치를 벌일 계획을 한다. 육손은 죽은 이의 부인을 만나게 되는데, 성미 사나운 부인은 육손의 남편 살해로 그동안의 겪을 가족의 고통을 얘기하며 죽일 듯이 덤벼들었다가 태도를 바꿔 그 보상으로 돈으로 달라고 한다. 육손이 돈이 없다고 하자 부인은 원하는 대로 죽여줄 수 없다며 대신 조롱과 욕설을 퍼붓는다. 육손은 마지막으로 죽은이의 딸,선녀를 만난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갑작스런 경제난으로 사창가 포주에게 몸이 팔려간 딸은 삶의 고통을 회피하는 것은 오히려 죽음에 대한 책임 있는 행동이 아니라며 육손의 죽음을 만류한다. 육손은 죽음을 죽음으로 갚겠다는 것은 진심이며 감옥에서 굳게 다짐했던 결심이 주변사람들에 의해 웃음거리가 되는 것에 고통스러워 하며 오로지 자신이 일으킨 문제의 올바른 정화를 위해 죽음만을 생각해왔던 육손은 크게 절망한다. 죽음을 각오했던 육손은 결국 죽음을 포기하고 오두, 박두, 정두와 함께 자신의 눈을 멀게한 채 그들과 뛰지 않는 목마를 타고 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