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0000번 호출 하신 분” 까페에서 쉬지 않고 들리는 말이었다. 까페 각 좌석에는 전화기가 놓여 있었고 연인에게 친구에게 ‘삐삐를 치던 시절이 있었다’ 친구들끼리 모여 누구에게 더 빨리 연락이 오는 지 ‘삐삐를 치고’ 내기를 한 적도 있었다. 불과 15년 정도 전의 일이었다. 그 때는 내가 누군가에게 연락을 하고 싶어도 상대의 호응이 있어야만 연결이 가능했었다. “나 지금 가고 있어. 다 왔어. 기다려”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심심치 않게 들리는 말이다. 지금은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핸드폰을 갖고 있다. 누군가에게 연락을 하고 싶을 땐, 핸드폰으로 전화를 하면 된다. 언제 어디서나 수시로 할 수 있다. 지금은 내가 누군가에게 연락을 하고 싶을 땐 상대의 상황과 상관없이 연결이 가능하다. 통신기기의 발달로 사람들의 커뮤니케이션 방식도 많이 달라졌다. 핸드폰으로 아무 때나, 아무에게나 전화할 수 있게 됐고, 대중매체가 일방적으로 제공하던 컨텐츠를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수용하던 방식에서 인터넷이라는 매체의 발달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방식으로 진화했다.커뮤니케이션 방식의 변화는 사랑의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연인에게 수줍게 음성메시지를 남기고 상대방이 그 메시지를 받았는지의 여부도 모른 채 설레고 떨려하던 마음에서, 일방적으로 전화를 걸고, 상대방이 전화를 받지 않으면 불안해하고 초조해하는 마음으로 변했다. 많은 사람들이 예전 사랑과 지금의 사랑을 비교하며 더 빨라지고 더 가벼워졌다고들 말한다. 편한 말로 ‘인스턴트식 사랑’ 이라 표현하며 과거를 그리워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랑 그 자체는 변함이 없다. 태어나서 처음 만난 부모와 형제를 사랑하고, 인생을 살아가며 연인을 만나 사랑하고 또 그 연인과의 사이에서 자녀를 낳고 그 자녀를 사랑한다. 그렇게 살아가는 우리의 인생은 변함이 없다. 생활 방식의 변화로 사랑도 변했다고 생각하는 지금의 현실에서 사랑하는 마음, 그 따뜻한 마음만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인류가 생겨나서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그 진심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변하지 않는 사랑. 그 따뜻함에 대해 이번 공연을 통해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줄거리

사랑하고 계세요? 사랑은 없다고 생각하는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사랑은 목숨이기에 단 하나의 사랑만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굳게 믿는... 그렇기 때문에 사랑하지 못하는... 그런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부터 그의 호출기에 음성이 남기 시작합니다. '사랑 하세요...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하는 것은 참 소중한 일이라고... ' 남자는 그녀를 찾기 시작합니다. 여러분도 함께 찾아보세요... 당신 주변에도 당신에게 사랑을 주고 싶어 하고 당신에게 사랑 받고 싶어 하는 그 누군가가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혹시 지금 사랑하고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