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8.5인의 드라마, 분장실 사라지다.
“라이브 퍼포먼스 상상력에 바치는 감동적인 헌사 (영국『가디언』지)”, “코미디 걸작” (런던『메트로』지)”라는 찬사를 받으며, 2000년 5월 영국 웨스트엔드 초연 이후 UK투어공연을 거쳐 올 가을 대학로에 상륙한, 연극 <주머니 속의 돌> (원제:STONES IN HIS POCKETS).
‘London Evening Standard Theatre Award’와 ‘Olivier Award’에서 ‘Best Comedy’상 수상함으로써 이미 ‘볼만한, 보고 싶은, 봐야만 하는’ 연극이라는 머리말을 당당히 달게 되었다.
열 일곱 명의 캐릭터를 단 두 명의 배우가 만들어내는 세상에서 가장 연극적인 연극.
단 한 번의 퇴장도 없이, 한 명의 배우가 평균 8.5역을 소화해내면서 주인공과 엑스트라의 경계를 여지없이 무너뜨린다.
관객들이 모두 지켜보는 가운데 캐릭터에서 캐릭터까지 쉴새 없이 넘나드는 변신은 ‘연극적 약속’에 의하여 클라크가 슈퍼맨으로 변신하는 것보다 어쩌면 더 순식간일 지도. 좀처럼 감이 잘 잡히지 않는다면 직접 무대에서 당신의 두 눈으로 확인할 수 밖에.
엑스트라 내 인생, 컷은 없다.
아일랜드 어느 작은 마을에 할리우드 영화 촬영 팀이 현지 마을 사람들을 엑스트라로 쓰게 되는데, 그들 사이에서 ‘인생의 전환점’이냐 ‘소박한 삶이냐’를 놓고 갈등을 빚는 코미디.
연극 <주머니 속의 돌>은 이러한 원작을 바탕에 두면서도 다시 한번 한국의 옷으로 갈아 입혔다.
아일랜드의 어느 작은 마을은 최근 한국영화의 단골 촬영소인 강원도 산골 마을로, 할리우드는 서울로 설정된다. 특유의 아이리쉬(Irish) 억양은 강원도 사투리로 표현된다.
이 연극의 주인공은 극중 영화 속의 엑스트라이며, 영화 속 톱스타는 이 연극에서 엑스트라이다.
보잘것없는 ‘엑스트라 인생’과 어딜 가나 시선집중인 ‘주인공 인생’의 무게 중심 뒤집기 한판. ‘인생의 축소판’이라 비유되는 한편의 연극무대를 통해 당신은 무엇을 마음에 담아 갈 것인가.
‘개콘’ 홍수 속에 대학로 자존심 지킨다.
혜화역을 빠져나오면서 어김없이 거쳐야 할 1차 관문, 개그콘서트의 일명 ‘삐끼’와의 실랑이.
TV 유명 개그프로그램을 가까운 소극장 라이브 무대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삶이 지쳐 아무 생각 없이 실컷 웃고 싶은 관객들의 발길을 끌어당기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질서 없이 난무하는 불법호객행위로 공연예술의 메카로 불리는 대학로를 병들게 하고 있다. 관객들의 입맛도 점점 인스턴트 코미디에 길들어져 ‘대학로 연극=개그콘서트’로 오해하기도.
연극적 상상력으로 맛보게 되는 표현의 자유, 그 수준 높은 즐거움. 사람과 삶에 대한 사랑이 녹아 있는 진정한 코미디 한편으로 ‘개콘’에 일침을 가한다. 원초적 코미디<주머니 속의 돌>, 당당히 대학로 자존심을 지킨다.

줄거리

갑택과 진구는 다시 가난하고 소박한 삶으로 돌아가게 될 것인가, 아니면 인생을 뒤바꾸는 전환점을 맞이하게 될 것인가
강원도 어느 산골 가난한 마을에 서울에서 온 톱스타, 나주리를 비롯한 영화 촬영팀이 도착한다.
이들은 강원도 지역민을 대거 그들 영화의 엑스트라로 고용하게 되고. 지역청년 김갑택과 황진구가 바로, 그 수많은 엑스트라 중 하나다. 이 드라마는 서울에서 온 촬영 팀이 이 두 사람의 삶과 이들이 살고 있는 작은 마을에 점차 어떤 존재가 되어가는지 관객에게 들려주는 하나의 목격담이다.
영화 촬영이 한창 진행되는 가운데, 엑스트라 배역 조차 받을 수 없었던 황철구(황진구의 사촌동생)라는 어린 청년이 급기야 주머니 속에 돌을 넣고 물에 빠져 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지고, 영화 촬영 스탭들은 엑스트라들이 그의 장례식에 참석하도록 허락해야 할지, 예산을 생각해서라도 일정대로 촬영을 고집해야 할지 결정하는 위기에 직면하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