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살아가면서 우리는 수많은 ‘선택’의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선택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늘 고민하게 되는 것은 그 선택에서 대한 정답을 찾으려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생에서 정답이라는 것은 없다. 하지만 신은 우리에게 ‘정답’을 찾는 능력 따윈 주시지 않았다. 내가 ‘정한 답’에 대한 책임감만 부여할 뿐. 이 작품은 정답과 정한 답 사이에서 갈등하며 서로에게 책임을 따져 묻는 달라도 너무 다른 두 가족의 모습을 에피소드 형식으로 보여준다.

줄거리

첫 번째 가족 / 오이피클
한적한 시골에 위치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의 주방.
한 남자가 있다. 한때 자서전을 낼 정도로 유명한 공학박사였던 남자는 결혼 후 돌연 은퇴를 하며 수많은 가십과 루머를 낳았지만 화려한 경력과 수식에 가려졌던 그의 실제 모습은, 수술을 해도 완전하지 않은 다리와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안함으로 신경안정제를 먹는 사람일 뿐이다. 어느 비오는 밤, 주방을 을 정리 중이던 그의 앞에 1년간 연락두절이던 동생이 나타난다. 형의 그늘에 가려 상대적으로 빛을 못 보던 동생은 이제 번듯한 사회인이 되어있다. 지쳐있던 형은 자신을 찾아온 반가운 손님에게 자신을 제일 잘하는 요리인 오이피클을 만들어 주기로 하자 동생은 의아해한다. 자신은 오이를 못 먹고, 형은 식초를 안 먹기 때문. 그렇다면 형은 왜 먹지도 못하는 피클을 만드는 것일까?

두 번째 가족 / 립스틱
상배는 여자가 되고 싶었다. 싱글대디가 되기 전부터 그랬고 된 후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20년 만에 그 꿈을 이룬다. 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고 귀국한 날, 이천 바트씩 주고 배운 워킹을 아들 준희에게 보여주며 앞으로의 행복을 다짐하는데, 뜻밖의 손님이 찾아온다.
20년 전 떠난 준희의 엄마 지수였다. 놀람도 잠시, 지수는 새로운 삶에 들떠있던 상배에게 준희를 데리고 떠나겠다는 벼락 같은 말을 한다. 상배는 이를 막기 위해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보지만, 말로 지수를 당해내지 못 하는데, 과연 상배는 준희와 계속 함께 할 수 있을까?

캐릭터

| 성하 / 33살 / 주방 보조 (전 공학박사)
계획적이고 공감 능력이 조금 떨어진다. 어렸을 때는 병아리 머리를 잘라 시계추를 만든 전적도 있다. 세상에 특별한 일이 없을 땐 온화한 편이지만 충동적으로 기질이 나올 때가 있다. 하지만 동생에 대한 감정이 각별한데, 동생을 걱정하면서도 동생이 자신보다 불행하고 열등감을 느끼는 모습을 볼 때 즐거움을 느낀다.


동생 | 균 / 31살 / 보험사 영업직원
솔직하고 속물적인 성격이다. 출생부터 불륜으로 태어난 아이라는 콤플렉스가 있는데다 어렸을 때부터 너무 잘난 형과 스스로 비교하며 불행하게 컸다. 싸이코 변태 기질이 있는 형이 세상에서 사랑받는 게 싫다. 무시하고 살려고 했지만 자신의 여자친구였던 지애와 결혼하는 바람에 더 증오하게 됐다.


강상배 | 40살 / 트렌스젠더 / 현재 무직
밝고 유쾌하다. 전직 마트 생선가게 아저씨이고 현재는 무직 트렌스젠더다.
퇴직금을 몽땅 털어 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고 왔다.
보수적이고 부자인 부모님을 둔 귀한 집안 외동아들이었지만, 연 끊고 산지 오래 됐다. 어린 시절 성적 혼란으로 방황을 하고 강압적인 부모님에게 탈출하기 위해 시작한 호프집 아르바이트에서 지수를 만난다.
성 정체성을 확인해보고자 보낸 지수와의 하룻밤은 상배를 미혼부로 만들었다. 미혼부 홀로는 아이를 출생신고 할 수 없게 되자 제 손으로 아이를 버리고 다시 준희를 입양하는데 꼬박 9년이 걸렸다. 아들 준희에 대한 미안함과 애정이 애틋하다.


박지수 | 47살 / 여행가
무뚝뚝하다. 이곳 저곳 여행을 다니며 떠나고 싶은 현대인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여행에세이를 대박내고 부유한 골드미스로 살고 있다. 27살. 글밖에 모르던 글쟁이 여자에게 세심하고 다정한 남자 상배는 지수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 상배에게 호감을 표현하고 그와 점차 가까워진 지수는 하룻밤을 보내는데. 덜컥 임신을 하고 만다. 그와 함께하고 싶어 하지만 그의 비밀을 안 지수는 상처를 받고 아이를 상배에게 떠맡긴 채 호주로 떠난다.


강준희 | 20살 / 대학생
9살까지 고아원에서 자랐다. 다행히 좋은 원장님과 자주 찾아와주는 아빠 덕에 고아원 생활이 끔찍한 기억은 아니었다. 자기를 데려가기 위해 그리고 키우기 위해 밤낮없이 고생하는 아빠를 보며 준희는 일찍 철이 들었다. 15살, 아빠가 처음 다른 아빠들과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을 무렵 엄마라는 사람을 처음 만나게 된다. 엄마에 대한 호기심으로 시작한 엄마와의 만남은 상배에게 비밀로 한 채 20살까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