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2009년, 화려한 비주얼과 감성적인 음악으로 다시 뮤지컬의 새바람을 일으킨다!

고구려 역사를 소재로 한 김진 원작의 만화를 뮤지컬로 제작한 <바람의 나라>가 오는 6월 10일~30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다시 선보인다. 서울예술단(김거태 이사장)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이지나 연출의 뮤지컬 <바람의 나라>는 기존의 뮤지컬 공식과 문법에서 벗어난 새롭고 독창적인 시도로 창작뮤지컬계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화제의 작품. 뮤지컬<바람의 나라>는 11개의 독립된 만화 컷들을 클래식, 락, 하우스, 힙합, 테크노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 시처럼 아름다운 이미지, 그리고 역동적이면서도 절제된 움직임을 중심으로 연출해 만화적 상상력을 무대 위에 구현한 작품이다. 여기에 감정을 배제한 듯 건조하게 시를 읽는 화법, 다중적 스토리, 복합 시제의 독특한 형식으로 더욱 화제가 되었다. 무엇보다 아름다운 음악과 생동감 넘치고 짜임새 있는 안무, 만화 속에서 방금 튀어나온 듯한 성공적인 이미지 캐스팅으로 관객들에게 다시 한 번 꼭 관람하고 싶은 작품으로 손꼽히고 있다. 고구려 시조 주몽의 손자 ‘무휼(대무신왕)’을 주인공으로 한 <바람의 나라>는 김진 만화 원작 1~6권의 스토리를 기본 골격으로 고구려 초기, 전설의 ‘대무 신왕 무휼’의 사랑과 전쟁, 그의 아들 호동과의 살(煞)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다. 최근 고구려를 소재로 한 드라마들이 제작, 방영되면서 고구려 열풍이 불고 있다. 특히 MBC 드라마<주몽>은 많은 사랑을 받았고 그의 뒤를 이은
유리왕과 그 후손들의 이야기에도 관심이 집중되어 주몽의 손자인 대무신왕 무휼을 주인공으로 한 뮤지컬<바람의 나라>는 드라마를 통해 익숙한 인물들을 연상해가며 볼 수 있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또 인기리에 종방한 MBC 드라마 <하얀거탑>의 테마곡으로 좋은 평을 받고 있는 ‘The Great Surgeon’의 원곡은 바로 뮤지컬 <바람의 나라>의 이시우작곡 ‘무휼의 전쟁’이다. ‘무휼의 전쟁’은 약 12분에 이르는 고구려와 부여의 전쟁장면을 긴장감 넘치는 세련된 음악으로 풀어 관객들을 압도했다. 이 곡은 드라마 삽입곡으로도 사용되어 드라마의 전개는 물론 인물의 갈등을 긴장감 넘치는 선율로 표현하며 시청자들에게 또 다른 감동을 불어 넣었다. 연출은 2006, 2007년에 이어 <헤드윅> <그리스>의 이지나가 맡고, <대장금> <하얀거탑>의 음악감독 이시우, 안무가 안애순 등이 참여한다.

줄거리

1막
고구려 3대 대무신왕 원년. 무휼은 실종된 누나 세류를 찾아 명림 계곡으로 들어간다. 명림은 선대인 유리왕대에 역모로 의심받아 아비의 명에 의해 자살한 해명태자를 따르던 사람들이 같은 이유로 숱하게 몰려 죽은 곳. 이곳에서 그는 해명태자의 연인이며 그의 남은 군사를 이끌고 있는 새타니 혜압을 만난다. 해명태자의 의지와 억울하게 죽은 자들의 원혼이 함께 뭉친 명림에서 과거와 현재가 뒤섞이며 한판 굿이 벌어지고 무휼은 해명의 군사를 얻게 된다. 또한 백호인 괴유는 자기에게 주어지는 영원한 생명을 포기하고 왕으로서 모실 그를 찾아오고, 적곡의 마로가 그에게 충성을 맹세한다. 이윽고 무휼을 수호하는 사신들이 그를 둘러싸며, 고구려의 군사들도 고구려의 꿈인 부도로 그와 함께 가기를 원한다. 한편, 왕의 나이가 어림을 빌미로 왕권을 좌지우지하고자 음모를 꾸민 구신들은 왕에게 군사를 빌려주는 대신 자기들이 내세우는 여인과 정략결혼을 할 것을 요구한다. 무휼은 그들의 뜻에 동조하는 척하나, 힘을 얻자마자 그들을 숙청하여 정치적으로 강력한 힘을 키운다. 오로지 왕비자리만을 노리고 들어온 이지는 그만 첫눈에 그를 사랑하게 되나, 그의 마음 속 에 그녀는 정략의 대상일 뿐, 사랑으로도 왕비로도 들어갈 자리가 없다. 그리고 무휼의 태자시절, 궁에 침입한 부여의 자객으로부터 아들을 구하려다 살해당한 무휼의 첫사랑인 태자비 연의 아들 호동이 점점 자라간다.

2막
호동이 자라면서 그의 신수인 봉황과 아버지의 신수인 청룡이 서로 상극임이 드러나고, 부자간에 충돌을 예견하는 살이 끼어있음이 나타난다. 무휼은 부자간의 살을 없애기 위해 호동의 신수를 활로 쏘지만 실패한다. 어린 시절, 고구려가 신생한 약한 나라로서 부여의 무시와 한나라에게 멸시를 받는 것을 보고 자란 무휼은 강력한 대제국 고구려를 꿈꾸며 영토적 정복에 의한 이념(부도)을 택했었다. 그리하여 대무신왕 4년. 무휼은 괴유를 상장군으로 앞장세워 부여와의 전쟁을 개시, 부여의 왕 대소를 죽이게 되나 워낙 강력했던 그들의 힘에 밀려 결국 패퇴한다. 패배와 자신의 존재에 대해 회의를 느끼는 그를 잡아준 것은 그를 믿고 따르는 군사들과 백성들. 그는 패했지만 그 전장에서 왕으로서의 의지와 입지를 강력히 굳힌다. 호동은 아버지를 이해하고 사랑하며 닮고 싶어 하지만 결국, 그가 원하는 것은 아버지의 이상인
정복적이고 현실적인 후천적인 부도가 아니라, 평화를 갈망하는 선천적이며 이상적인 부도.
호동의 이상이 점점 더 확연해 질수록 무휼은 호동의 온건함과 유약함에 실망하고 호동은 전쟁을 불사하는 아버지의 뜻에 반대하는 자신을 깨닫는다. 그렇게, 약한 나라에서 강한 나라로 성장하기 위한 무휼의 전쟁은 끝이 없고, 돌아보지 않는 왕에 대한 왕비 이지의 애증도 극한에 달하여, 아버지가 아들을 죽이는 비극이 다시 싹 트게 된다.

캐릭터

무휼 | 고구려 3대 대무신왕. 북국신왕(北國神王)으로 불릴 만큼 강력한 국왕으로 대제국 고구려의 초석을 닦았다. 왕으로서의 의무를 냉철하게 수행한 만큼 내면의 고독은 짙다. 신수는 청룡

해명 | 무휼의 이복형. 그의 재능과 인품을 흠모하는 이들이 늘어나자 이를 시기하고 견제한 아버지의 명령을 받아 자결한다. 살아서 뜻을 이루지 못한 해명의 혼령은 이승에 올라 동생 무휼을 돕는다.

호동 | 대무신왕의 아들. 아버지의 청룡과 상극인 봉황을 신수로 가졌으며 대무신왕과는 다른 부도를 꿈꾼다. 유약하지만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고 따뜻한 마음을 가졌다.

이지 | 몰락한 개국공신의 딸로 권력자의 양녀가 되어 무휼의 원비(元妃) 자리를 차지한다. 남다른야심과 총명함으로 권력을 손에 쥐지만 왕의 사랑은 얻지 못한다. 그 원한으로 호동을 모함해 자결하게 한다.

| 대소왕의 조카손녀로 열두 살에 무휼과 정략 결혼하여 그의 차비(次妃)가 되었다. 무휼과 서로 깊이 사랑했지만 갓 태어난 호동을 지키다 목숨을 잃는다

괴유 | 신수는 백호. 어린시절 동부여 대소왕의 공격을 받아 일가족이 몰살당한 고구려의 장수. 그 사건때 여동생 가희가 실은 천녀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가희가 약속하는 영원한 삶을 거부하고 무휼을 따른다.

가희 : 이채경 | 천제의 딸이었지만 인간인 괴유를 사랑해서 그의 여동생으로 태어났다가 어린 나이에 살해당했다. 불노불사의 꽃으로 다시 태어나 괴유와 영원히 함께 하기를 소망하지만 거절당한다. 인간세상을 내려다보지만 끝내 이해하지는 못하는 하늘의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