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 작가의 이야기
이 작품을 썼던 그때, 저는 30대 초반이었고 저를 제외한 다른 친구들은 결혼했거나 혹은 결혼을 서두르는 분위기였습니다. 여고 동창들이 모이면 ‘나’라는 사람의 가치관이나 사회적 삶이 아니라 ‘누가 누구랑 결혼해서 어떻게 살고 있다더라’가 주된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30대 여성의 삶의 전부인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이 연극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제 여고 동창생들을 모델로 해서 재창조 한 인물들입니다. 실제 이야기에 픽션이 가미된 방식입니다. 한 남자를 인생의 동반자로 선택하면서 여고시절의 명석함이나 재능은 온데간데 없어진 삶을 살게 되는 내 주변 여자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덧붙여 한 남자의 파괴적 행동으로 상처 입은 어린 여성들이 과거에 얽매이기보다 현재의 삶에 충실하기를, 종속된 삶보다 스스로 선택한 삶을 씩씩하게 밀고 나갔음 하는 바람을 인물들에 투영하였습니다.

*연출의 이야기
은주 경희 민영 정숙
이름과 이야기는 다르지만 나와 내 친구들과 다를 게 없다.
오랜만에 만났어도 어제 만난 것처럼 어색하지 않고 남들이 보기엔 저래도 되나 할수도 있지만 우리 사이에는 괜찮다. 왜냐면 친구니까. 친구? 그래 친구!!!
그런데 친구가 뭐지?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그 이야기를 비밀로 해주는 것? 항상 편이 되어주고 잘 되기를 응원해주는 것? 무엇이 정답이야 라고 할 순 없다. 그냥 믿을 뿐이다. 믿지 않아야 할 이유가 없으니까, 그것뿐이다. 어떤 일이 있었더라도 혹 앞으로 다시는 만날 일이 없다 하더라도.

줄거리

은주, 경희, 민영, 정숙은 여고 동창생이다. 여고 시절 단짝이었던 이들은 정숙의 귀국으로 은주의 집에서 다시 재회한다. 오랜만에 만나는 기쁨은 점점 서로의 상처를 들추게 되고 정숙의 입에서 이들의 여고 시절 비밀이 드러난다. 그리고 귀국 환영파티는 앞으로 이들의 만남을 더 이상 확신하지 못한 채 서둘러 끝을 맺는다.

캐릭터

은주 | 솔로이지만 결혼 업체에서 커플매니저로 일하며 자신만의 삶을 살고 있다.

경희 | 커리어 우먼으로 성공하고 싶었으나 현재 쌍둥이를 키우며 맞벌이로 간신히 회사에 붙어 살고 있다.

민영 | 문학인이 꿈이었으나 현재 나이 많은 부유한 이혼남이랑 결혼하여 살고 있다.

정숙 | 사랑 하나만 믿고 외국인 불법 노동자와 결혼해 파키스탄에서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