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2004년 10월 어느 날, “아내 따라 6일 만에 세상을 버린 어느 시인의 비가(悲歌)”라는 기사를 접하고 잠시 눈을 감습니다. 원로 시조 시인 김상옥 님이 60여 년간 해로했던 부인을 갑작스레 잃자 식음을 전폐하며 지내다가 엿새 만에 세상을 떠났다는 가슴 뭉클한 사연이었습니다. 노(老) 시인은 부부의 깊고 애틋한 정을 시(詩) 작품 속에 담아 세상에 남기고는 그렇게 홀연히 떠났던 것입니다. 연극 내 생愛 마지막 비가(悲歌)는 위의 사연을 모티브로 하여 부부 애와 자식사랑_곰삭은 부정(父情)과 눌러 담은 부정(夫情)_ 등을 진정성이 기초되는 따스한 인간애로 표현해 낸 작품입니다. 그 어느 때 보다도 경제적으로 어려워 모두가 힘든 이즈음,
가족과 가족애, 효(孝)와 부부애, 동기간의 정(情) 등을 질펀하게 담아 이 땅의 모든 분들께 훈훈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줄거리

퇴직공무원 김 선생은 직업상의 후유증으로 거동이 불편합니다. 그런 그를 아무런 불평이나 조건 없이 10여년을 정 여사가 간호하며 뒷바라지 해왔습니다.
… (중략) …
김 선생이 물리치료 차 병원에 가던 어느 날, 뒤에서 휠체어를 밀던 정 여사가 갑작스레 힘에 부쳐 넘어집니다. 그리고는 그 길로 영영 돌아오지 못할 하늘나라로 가게 되는데…. “정 여사께서 고통을 삼키시기에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이건 넘어져서 다친 것이 아니라 이미 다른 곳의 뼈들이 여러 곳 부러진 상태였었습니다.” 당시, 담당 의사의 말입니다. 정 여사는 그야말로 자신의 몸이 부서진 것도 모르고, 말 그대로 '분골쇄신'하며 김 선생을 수발하다가 오히려 김 선생보다도 먼저 세상을 떠나고 만 것입니다. 이후, 김 선생은 곡기(穀氣)를 끊고 자책합니다. 그러던 며칠 뒤, 자식들을 불러놓고 ‘어머니은혜’ 노래를 부르게 하고는 서서히 눈을 감으며 정 여사의 곁으로 향합니다. 이승에서 단 한 시도 떨어져 본 적이 없었던 아내의 곁으로 아내가 떠난 지 꼭 6일 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