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이 작품은 2015년 2인극 페스티발에서 작품상, 연기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1979년을 배경으로 우리나라의 영웅 백범 김구 선생이 쓴 백범일지의 오류를 트집을 잡아 소송을 제기하려하는 한 일본인 변호사와 그것을 저지하려는 안기부 요원의 대립을 통해 한 민족의 영웅이 행한 과오를 어떻게 해석해야하는가에 대한 관점의 차이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신은수 작가는 <운현궁 오라버니>, <봄이 사라진 계절>, <거울 속의 은하수> 등을 통해 망국의 조선황실이 보여준 비극적 상황을 그려내면서 지금을 돌아보게 하는 묵직한 문제제기를 하는 작가이다. 이번 <영웅의 역사> 역시 과거의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현재를 돌아보게 만들었고, 꾸준히 자신의 작품세계를 이어가고 있다.
정범철 연출은 2014년, 2015년 서울연극제에서 2년 연속 연출상을 수상하며 극작가로, 극발전소301의 대표로 활발히 활동중인 최근 대학로의 주목받는 연출이다. 정범철 연출은 이 작품을 통해 역사는 여러 시각에서 다루어져야 하고 그 여러 시각들이 모여 입체적이고 객관적이어야 한다는 당연한 사실을 두 인물의 대립으로 유쾌하면서도 섬뜩하게 현실적인 위기의식을 제기하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2인극의 매력을 충실하게 보여준 초연배우들의 활약도 기대된다. <돌아온다>,<칸사이주먹>,<싸이코패스는 고양이를 죽인다> 등으로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리우진 배우가 한국인 안기부 요원, 조남택 역할을 연기하고 <날 보러와요>, <짐승가>, <바람이 불어오는 곳>에서 다양한 색깔의 개성을 보여준 박정권 배우가 일본인 변호사, 하야토 역을 연기한다.

줄거리

1979년 10월 일본의 한 변호사가 백범일지의 내용을 문제 삼으며 서울로 찾아온다. 1896년 김구가 황해도 치하포에서 명성황후의 살해범이었던 일본군 장교를 죽이고 사형을 선고 받았던 일에 대해서다. 민족의 영웅 김구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들이 밖으로 새 나갈 걸 우려한 정부에선 중앙정보부에 문제 해결을 맡긴다. 중앙정보부 부장과 친분이 두터웠던 15년 차의 요원 조남택은 은퇴 시점에서 마지막 임무로서 변호사로 위장해 일본 측 변호사 하야토와 대결을 벌인다. 그러는 중 부산과 서울에선 부마항쟁 등의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중앙정보부의 부장은 매일 밤 대통령을 모시며 궁정 출입을 한다. 점점 불안 한 모습을 보이는 중앙정보부 부장. 한편 중앙정보부는 하야토의 아내가 재일 조선인으로 현재는 가출해 한국에 와있단 정보를 얻게 되고, 조남택은 한국 변호사로 연기해 하야토를 저지할 수 있을까.